포스코 1개 후판 라인 가동중단 검토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에 이어 철강업계의 인위적 구조조정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철강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월 말 철강 및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후판 및 강관 등 과잉생산으로 인한 문제점 해소를 위해 오는 2020년까지 후판설비 감축·매각과 후판 사업 분할 등을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와 관련, 인위적인 구조조정보다는 철강업계의 자발적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춘 듯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 입장이 지난 9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여수·광양방문을 기점으로 급변하는 모양새다.

포스코가 후판 1개 라인 가동중단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현대제철이 기업활력법(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지원 시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장관은 이날 석유화학산업계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한 달 동안 업계의 선제적 공급과잉 품목 설비 축소 및 고부가 설비 전환, 기업활력법 적용을 준비하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한 뒤 “그러나 여기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장기적 관점에서 경쟁력 강화방안에 따른 사업재편은 기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인 만큼 선제적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주장관은 ‘눌언민행(訥言敏行·소인은 말만 앞세우고 행동은 더딘 반면 군자는 어눌하지만 행동은 민첩하다는 의미)’이라는 논어 사자성어를 들어가며 기업이 선제적 실행에 앞장 서 줄 것을 강조했다.

이어 광양제철소에서 이뤄진 권오준회장과의 간담회에서도 하이스틸의 기업활력법 승인 등 철강업체들의 사업재편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면서도 ‘선제적 사업재편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후판 수요급감에 대해 “고급 후판 비중 확대를 통해 생산 능력을 조정하고 있다”면서도 “조선산업과 비조선산업 수요를 봐가며 후판 1개 라인 가동중단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주 장관은 권 회장의 답변에 대해 긍정 평가한 뒤 “후판 수요급감이 예상되므로 포스코가 회장사로서 타 업체들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주도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일주일만이 15일 업계 2위인 현대제철이 기업활력법 지원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철강업계 구조재편 바람이 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산업자원부나 현대제철 모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빠르면 다음 주 중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측은 “내부에서도 이와 관련해 알려진 바가 전혀 없다”며 “만약 사업재편이 이뤄지더라도 철근이나 후판 등 주력사업 분야가 아니라 비주력 부분이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이처럼 철강업계 1, 2위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인위적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동국제강·세아제강 등도 뒤를 따르게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기업들이 사업재편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상법, 공정거래법 등 관련법 상 규제를 특별법으로 한꺼번에 해소해 주자는 취지의 법.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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