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요안나 아르크, 잔 다르크다. 프랑스의 국민적 영웅이자 로마 가톨릭교회의 성인이다. 오를레앙의 성처녀로도 불리는 잔 다르크는 프랑스 북동부 지방 동레미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났다. 잔 다르크는 프랑스를 구하라는 하느님의 계시를 받아 백년전쟁에 참전, 프랑스군을 승리로 이끌었다. 하지만 나중에 부르고뉴 시민들에게 사로잡혀 현상금과 맞바뀌어 잉글랜드 측에 넘겨졌다. 잉글랜드는 잔 다르크를 재판장에 세워 반역과 이단 혐의로 말뚝에 묶어 화형에 처했다. 그 때 그녀의 나이는 19세였다.

거침없는 영웅형 인간을 ‘잔다르크형 인간’이라한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추다르크’라 한다. 야당 소속 5선 여성 국회의원으로 지역구와 중앙무대를 넘나드는 거침없는 활동, 각종 선거에서 험지를 오가며 득표전을 벌이면서 강인한 인상을 남겨 이 같은 별명을 얻었다. 추 대표는 대구 달성 출신이다. 경북여고와 한양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 생활을 하다가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눈에 띄어 정계에 입문했다.

‘추다르크’가 잇따라 좌충우돌 돈키호테식 불통 행보를 보여 그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9월 당 대표에 오른 뒤 당내 협의도 없이 대뜸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하려다 당 내외 반발이 거세지자 철회했다. 14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양자회담을 ‘깜짝 제안’했다가 당내 비판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제안을 백지화했다. ‘100만 촛불 민심’에 부응하기는커녕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던 제1야당 대표가 오히려 비판의 도마에 오른 것이다.

여리박빙(如履薄氷), 살얼음 위를 걷듯 처신해도 모자랄 국가의 중대 위기 상황에서 제1 야당의 대표가 헛발질을 해서 국정을 오히려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추 대표는 양자회담을 접으면서 “여당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에서 대통령이 민심을 여전히 직시하지 못하고 오판할 경우, 국민과 국가의 고통이 심각한 재앙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제1야당 대표로서의 책임감 때문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가 모든 국정을 삼켜버린 와중에 일어난 추다르크의 불통 행보로 촛불의 동력을 급격하게 소진 시켰을 뿐 아니라 오히려 국론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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