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경기침체가 한국 전역에 우울한 경보를 드리우고 있는 가운데, 경상북도 내 중소기업의 우수상품들이 필리핀 현지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3일간 필리핀 마닐라 시내 고급백화점(SMX)에서 한국 우수상품전을 열었다. 필리핀 한인무역협회의 도움으로 경북의 중소기업 30개사를 포함해 모두 37개사가 참여했다. 현장에서 14개사가 392만 달러를 주문받았다. 또 현지를 직접 찾아온 바이어와 상담한 것 중 1천883만 달러 정도는 이른 시일 내에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주의 J사는 연간 1천만 개 이상의 플라스틱 용기를 공급하기로 했고, 성인용 기저귀를 취급하는 칠곡 P사는 필리핀 전국 90개 종합병원 납품과 독점계약 건을 확정했다. 구미 M사의 마스크팩 3만 장을 주문했고, 경산 B사의 헤어염색제품에 독점계약 체결을 요구했다. 표고버섯, 배즙, 밥소스, 명이나물 등은 현장에서 1만 달러 이상의 판매성과를 거두어 이날 경북도 제품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국내 기업들이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경북 기업의 소식은 가뭄 끝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면서 흑자를 내는 ‘불황형 흑자’로 경영을 간신히 하고 있다는 업계의 하소연이다. 국내 상장기업 1천366곳이 총 영업이익 대비 매출은 8.9% 감소했다. 성장 대신 생존에 치중한 기업들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더욱이 우리나라 수출이 그동안 계속 쪼그라들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해 1~8월 한국의 수출액으로는 프랑스와 홍콩에 밀렸다. 같은 기간 수출 감소 폭은 전년동기 대비 8.8%를 기록해 부진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내년에도 수출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무역장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 신흥시장 수요를 창출은 의미가 적지 않다. 세계시장에서 동남아 시장은 최근 매년 6~7%대의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우리의 시장 공략 여하에 따라 새로운 수출이 될 수 있다. 경북도 기업들은 필리핀뿐만 아니라 고도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베트남으로 확장해야한다. 세계적인 불경기에도 아시아 신흥시장 수요를 창출해 수출 회복과 함께 3분기 연속 예상을 웃도는 경제성장을 달성한 일본 이 좋은 본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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