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빅3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이 H형강 시장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17일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에 따르면 포스코 베트남 법인인 포스코SS비나에서 생산된 H형강중 일부가 국내 수입사를 통해 수입·유통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도 포스코SS비나는 지난해 7월 포스코가 동남아 시장공략을 위해 연산 100만t규모의 전기로 공장 가동에 들어갔으며, 같은 해 11월부터 생산된 H형강 일부가 국내로 수입돼 판매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문제는 포스코SS비나산 H형강 가격이 현대제철 및 동국제강에서 생산된 H형강에 비해 t당 2만원 가량 싸 국내시장 잠식우려가 나타나자 경계의 눈빛을 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그동안 t당 6만 원~8만 원가량 싸게 들어와 시장을 교란시켰던 중국산 H형강이 반덤핑 제소되면서 수입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베트남산 H형강의 등장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수입되는 물량이 국내 H형강 판매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내외에 머물러 당장의 반덤핑 제소 등 구체적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포스코SS비나산 H형강과 철근에 대한 수입물동량 및 국내 시장 동향을 파악하면서 조심스럽게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사 관계자는 “외부에 알려진 것처럼 반덤핑 제소를 한다는 구체적인 단계로 접어든 것은 아니지만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구체적인 상황은 좀 더 기다려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역시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우선 포스코는 베트남산 H형강으로 인해 현대제철 및 동국제강과 각을 세우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포스코가 H형강을 국내로 유입시킨 것이 아니라 값싼 중국산 유입물량이 줄어들면서 수입회사들이 값싼 H형강을 요구하는 수요가를 위해 베트남산을 수입했을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포스코는 지난해 포스코특수강 매각시 포스코SS비나를 함께 매각할 계획이었지만 성사되지 않으면서 가동에 들어갔고, 해외법인인 만큼 현지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그동안 베트남 H형강 시장의 90%이상을 차지했던 중국산 H형강에 대한 반덤핑 제소로 수입물량이 줄어든 만큼 베트남 현지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럴 경우 국내산 유입물량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 관계자는 “베트남 공장을 세운 목적이 동남아 시장 확보에 있는 만큼 국내시장 유입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베트남 시장내 중국산 H형강 유입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이 시장을 집중공략하게 되면 국내산 유입은 자연스레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H형강은 단면이 H자 모양인 철강재로 건축물, 선박 등 대형 구조물의 골조나 토목공사에 사용되며, 최근 다른 철강재와 같이 가격이 상승할 움직임을 보이자 가격경쟁력에서 뒤떨어지는 국내철강사들로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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