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입학이 결국 부당한 특혜였음이 드러났다. 교육부 감사 결과다. 입학뿐만 아니라 재학 중에도 어이가 없는 특혜를 제공했다. 대학행정이 분노와 개탄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앞서 이준식 사회부총리(교육부 장관) 이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씨의 입시 및 학점 특혜 의혹을 사실로 확인했다는 내용의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부총리는 “관련 법령 및 학칙에 따라 정씨의 입학을 취소할 것을 이화여대에 요청할 것”이라며 “입시부정에 따른 제재의 의미로 외학 재정 지원비 감액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씨의 입시 및 학점 특혜 제공에 가담한 교수들을 업무방해죄로 고발하고 추가적인 사실 확인을 위해 최씨 모녀와 최경희 전 총장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대는 정 씨가 8개 과목 수업에 한 번도 얼굴을 보이지 않았는데 출석점수를 줬다. 교수가 정 씨의 과제물을 대신 내주고 정 씨가 제출한 것처럼 꾸몄다. 정 씨는 청담고교 재학 시절에도 출결 처리와 성적 관리 등에서 광범위한 특혜를 받은 것으로 서울시교육청 조사 결과 드러났다. 아무리 비선 실세의 개입이라고 하지만 교육 현장이 이처럼 썩을 수 있는지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화여대가 정씨의 입학을 취소하고 관련자들을 징계하기로 했으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대학의 입시 면접이 이 정도로 부패했다는 게 놀랍다. 이 사건은 최순실 사태와 관련 청년 대학생들을 가장 분노하게 한 것이다. 대학의 신뢰와 대학 감독기관인 교육부의 신뢰가 끝없이 추락했다. 정 씨 입학을 위해 외압은 없었는지, 최 총장이 지시하지 않았는지, 이 과정에 교육부가 개입했는지 등이 검찰 수사에서 철저하게 규명돼야 한다.

이대가 입시에서 학사관리까지 정 씨에게 특혜를 주면서 저지른 일련의 부정은 비단 이대뿐만이 아니라는 게 국민 대다수의 진단이다. 한 인터넷 매체는 지난 3월 2012년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으로 성신여대에 입학했던 새누리당 모 의원의 딸과 관련, 입학 과정에서 학교 쪽이 특혜를 준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실제로 우리 국민은 명문대도 돈만 있으면 특기자 전형으로 입학할 수 있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교육부는 이번 기회에 대학 특기자 전형에 대한 ‘부실입학’ 의혹을 전면 조사해야 한다. 당국은 유사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에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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