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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한 수필가
병원이나 약국에 가면 ‘돈을 잃으면 적게 잃고 명예를 잃으면 반을 잃고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다’ 라는 액자를 본 적이 있다. 몸이 병들면 돈도 귀찮다고 하는데 과연 달나라, 화성에도 가는 첨단시대인 현실은 그 한가 ? 의문이 생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돈 때문에 줄기차게 구설수에 오른다. 가정은 물론 직장 국가에도 말년에는 초심을 잃고 고인 물이 썩듯이 돈 때문에 사건 사고가 비일비재하며 매우 시끄럽다.

최순실 게이트도 결국은 돈이 깊숙이 개입되어있다. 과거 정부도 비자금, 차떼기, 기업모금으로 정권마다 돈 때문에 골치 안 아픈 때가 없다. 돈이 뭐길래? 돈 때문에 감옥 가고 세상을 떠나고 가정이 깨지고 풍비박산이 난다. 돈이 마약보다도 중독이 심하고 배우자보다 더 좋다고 하니 손 벌리고 횡령하고 도둑질하고 거액 보험금에 눈이 멀어 사람 해치고 별 별짓 다 생긴다.

뭐 때문에 사는가? 물으면 ‘먹기 위해 산다’고 한다. 먹기 위해서는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등식이 성립된다. 오랜만에 만나거나 명절 화두가 ‘돈 많이 벌어 부자 되세요’가 인사말이다. 사람이면 다 그러고 싶고 그러려고 사는 것이 아닌가. 건강하고 멀쩡한 체격을 가진 장정도 돈이 없으면 살기가 고달파진다. 장가도 돈 있어 집 장만 해도 갈동말똥 이다. 돈도 적당하면 보약이지만 욕심내어 거하게 챙기다가는 극약이 된다는 현실을 알면서도 욕심을 내니 문제다.

돈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럽다. 언제까지 돈 때문에 비리와 추문에 시달리며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 청렴법도 해도 해도 안 되어 ‘김영란 법’을 제정해도 속 시원한 해결방안이 없다. 재물에 환장하고 돈독 오른 사람은 ‘건강을 잃으면 적게 잃고, 명예를 잃으면 반을 잃고, 돈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다’고 맹신하기에 마약보다도 중독성이 강한 돈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욕심과 추태를 부린다. 세상에는 비밀이 없다. 언젠가는 발각되어 곤욕을 치르면서도 매번 답습하여 대대로 이어지고 있으니 돈! 돈! 한다.

사람들이 다툼 대부분이 돈 때문이라고 한다. 부부 싸움, 형제 동서 간의 우애도 돈 때문에 이웃사촌인 남보다도 못한 사이로 된다는 것이다. 다투다가 너무 황당하고 답답하면 ‘돈이 원수’ 라고 서로가 원망하면서 사이가 멀어지면서도 돈 타령을 한다.

돈은 기본적으로 먹고 살 만큼 있으면 족하다. 욕심내다가 돈에 사슬이 되고 노예가 된다. 무리하게 불법과 거짓, 사기를 쳐서라도 돈을 강탈하려는 자세는 도둑이나 강도가 하는 짓이다. 세상은 공평히 배분되면 다 기본생활은 하기 되어있다. 재벌과 부자가 주머니에 돈이 들어가면 나오지 않고 소수의 부자에게 축적되어 회전과 순환이 안 되니 돈 때문에 말썽이 끊일 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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