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제적 학교 관리도 문제…체벌뒤 학생 치료·회복 관리 엉망

포항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을 회초리로 수백 대 때렸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더구나 해당 학생은 체벌 후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해 상처가 곪아 터지는 상황에 이르러 학교 관리에 총체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포항북부경찰서는 최근 교사가 회초리로 학생을 수백 대나 때려 병원 치료를 받게 했다는 신고를 접수 받고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A교사(51)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포항시 북구의 한 고등학교의 A교사는 지난 9월 5일 수업을 하던 중 숙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초리로 B군(17)의 엉덩이를 500여 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500대나 맞은 B군은 엉덩이에 피멍이 들고 짓물러 치료를 받기 위해 이틀간 학교를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학교 내 체벌이 금지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체벌이 버젓이, 그것도 수백 대나 이뤄진 것이다.

문제는 체벌뿐만이 아니었다.

체벌이 이뤄진 후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B군이 아직도 후유증에 시달리면서 학교의 학생관리에 총체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B군은 체벌 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두 달이 흘렀지만,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고 덧나고 있어 별도의 치료를 받아야 했다.

학교 측은 B군을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했다고 밝혔지만, 체벌 당시 치료에 그쳤을 뿐 아무도 B군의 회복 여부에 관심을 갖지 않아 상황을 악화시켰다.

게다가 무자비한 처벌 이후 학교 측의 학생 보호 조치도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학교 측은 체벌 사실을 뒤늦게 알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었지만, 학생 보호 조치를 위해 내린 결정은 B군이 치료를 위해 학교를 빠진 것을 인정한다는 사실 뿐이었다.

더구나 B군은 최근까지도 A교사의 수업을 계속 들어야 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학생 보호조치는 말뿐인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은 경찰 수사가 이뤄진 후에야 뒤늦게 A교사가 담당하는 수업에서 B군의 학급을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고 그동안 B군은 A교사와 얼굴을 마주 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포항의 한 교육관계자는 “학생지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체벌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며 “체벌은 아이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교사 본인에게도 해가 될 뿐이다”고 말했다.

한편 A교사와 연락을 취하기 위해 수차례 전화연결을 시도했지만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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