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도권·중부내륙 확산…감염농장 오리 입식 봉화농장 2곳 예방적 살처분

서해안 지역을 거점으로 발생하던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수도권과 중부 내륙으로까지 퍼지고 있다.

AI가 발생하지 않았던 ‘청정지역’ 경북은 봉화의 오리농장 2곳이 AI 양성 판정을 받은 충북 음성 종오리농장에서 생산한 새끼오리를 들여온 것으로 확인돼 감염 가능성이 커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축산 방역당국이 AI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에 가금류 관련 사람·차량·물품 등을 대상으로 일시 이동중지 명령(스탠드 스틸)을 내렸지만 AI 바이러스는 오히려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양상이다.

26일 축산 방역당국에 따르면 세종시 전동면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닭 300마리가 집단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세종시에서 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농장에서 사육하는 닭은 70만마리에 달한다. 고병원성 감염 여부는 오는 29일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닭 65마리가 폐사, AI가 의심된다고 신고했던 경기 포천시 영북면 산란계 농장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는 고병원성 H5N6형으로 확진됐다.

포천시는 신고 접수 직후부터 해당 농가가 사육하는 닭 24만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이로써 지난 16일 전남 해남과 충북 음성에서 최초 의심신고가 이뤄진 이후 이날까지 AI 확진 판정을 받은 지역은 전남 해남(산란계)·무안(오리), 충북 음성·청주(오리), 충남 아산(산란계), 경기 양주·포천(산란계), 전북 김제(오리) 등 5개 시·도, 8개 시·군으로 늘었다.

전국 최대 닭 생산지인 포천의 양계장이 AI 확진 판정을 받고, 세종시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서 AI 바이러스가 수도권 전역은 물론 중부 내륙에까지 점차 광범위하게 퍼졌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날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경기 이천시 설성면 장천리의 양계농장에서는 살처분 작업이 시작됐다. 닭 16만 마리를 키우는 이 농장은 전날 오전 10시 닭 80여 마리가 폐사하자 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이천시는 26일 오전 긴급방역대책회의를 열어 AI가 다른 농가로 퍼지는 것을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긴급 살처분을 결정했다.

종오리 농장 2곳에서 각각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던 충북에서도 살처분 작업이 본격화됐다.

충북도는 지난 23일과 25일 각각 진천군 초평면과 음성군 삼성면 소재 두 농가에서 AI 의심 신고가 접수되자 두 농가가 사육하는 종오리 2만1천200마리 살처분에 나섰다. 두 농가로부터 반경 700m 안쪽에 있는 5개 농장의 오리 5만9천마리도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이 결정됐다.

AI 감염이 확진되거나 의심 신고가 전혀 없었던 경북에서도 살처분이 이뤄졌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충북 음성의 오리 부화농장에서 부화한 새끼오리가 경북 봉화군 상운면 농장 1곳과 봉송면 농장 1곳에 각각 입식됐다.

상운면 농장에 7천500마리의 오리를 싣고 온 차량은 지난 16일 음성의 한 농장에 들렀는데, 음성 농장은 예방적 살처분 과정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고병원성 H5N6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다. 봉송면 농장도 음성에서 키운 6천500마리의 새끼오리를 넘겨받았다.

경북도는 간이검사 결과 두 농가에서 모두 ‘음성’인 것을 확인했지만 새끼오리 운반 차량이 AI가 발생한 음성에서 온 점을 고려해 두 농장 새끼오리를 모두 살처분하기로 했다.

강원지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밀검사 결과 AI가 퍼지지는 않았지만 강릉·홍천·화천이 관심지역에 포함됐다.

포천의 한 농가에서 AI가 확진되자 이 지역과 인접한 철원을 포함, 주요 길목인 원주·횡성에도 거점 소독시설을 설치했다. 화천과 홍천에서는 각각 28일, 30일부터 거점소독소 설치 작업이 시작된다.

지난 23일 수리부엉이 사체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되자 원주시는 섬강 일대 등 방역대를 중심으로 매일 소독하는 등 예찰·차단 방역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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