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 대한 새누리당의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비주류 의원들의 요구로 25일 소집된 의총이 친박(친박근혜)계의 집단 보이콧으로 무산됐다고 한다. 여당의 친박 지도부가 오늘의 이 난국에 책임이 있는 패권집단으로 있을 수 없는 구태를 보였다. 망해가는 정당의 말로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집권 여당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소속 의원 128명 중 60여 명만이 참석한 의총에서 대통령 탄핵은 물론 지도부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문제는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박 대통령 탄핵안이 발의될 경우 찬성하겠다는 새누리 의원이 40명 정도라고 한다. 최순실 사건 이후 지도부 거취 문제로 시작된 집권 여당 내 갈등이 대통령 탄핵 문제로 당이 두 쪽 날 지경까지 이르렀다.

새누리당 지지도가 끝도 모를 정도로 추락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은 12%로 추락했다. 역대 여당 사상 최저치다. 갤럽의 정당별 지지도에서 새누리당이 더불어민주당 34%, 국민의당 16%에 이어 3위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특히 지지율 하락 폭이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형편없이 추락했다. 지난 2월 62%이던 것이 11월 조사에서는 27%다. ‘60대 이상’ 연령대도 절반으로 떨어졌다. 연령별 지지율은 20대와 30대에서 2%와 3%에 불과했다. 최근 3주째 지지율 5% 수준이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도 이날 다시 4%까지 떨어졌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가 국정 농단 사건으로 분노한 민심을 외면하고 권력을 놓지 않겠다고 끝까지 버티고 농성 아닌 농성 중이다. 26일 촛불집회에 서울과 전국에서 주최 측 추산으로 150만 명이 모였다. 야권은 탄핵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한동안 시끄러울 것 같아 걱정이다. 더 걱정은 꼴 불견 새누리당의 모습이다. 가짜 보수 새누리당의 해체를 보수층도 바라고 있다.

지금 국민은 최순실 일가가 국정을 농단하는데 ‘공범’이 된 박 대통령에게 분노한다. 그러나 뜻 있는 사람은 국정 마비 사태를 걱정한다. 지금은 야당이 책임총리를 안 받으려고 하고, 박 대통령은 책임총리를 임명할 의사가 없다. 그러면 죽어나가는 것은 이 나라의 경제요 민생이다. 새누리당이 당리당략에만 계속 매달린다면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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