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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원 (주)컬처팩토리 대표
올해 내내 얼어붙은 대구공연시장에 올 연말 대형 뮤지컬 2편이 동시에 무대에 오른다. 한편은‘맘마미아( Mamma Mia)’이고 또 다른 한편은 ‘지킬엔하이드(Jekyll & Hyde)’이다. 두 작품 모두 우리에겐 익숙하며 관객에게 사랑받는 작품이다. 뮤지컬 ‘맘마미아’에는 스웨덴의 전설적인 혼성그룹 ABBA의 대표곡 22곡을 배경으로 무대는 그리스 지중해의 외딴 섬으로 한때 꿈 많던 아마츄어 그룹 리드싱어였으나 지금은 작은 모텔의 여주인이 된 도나(Donna)와 그녀의 스무 살 난 딸 소피(Sophie)가 주인공인 작품이다. 또 한편의 작품은 ‘This Is The Moment(지금 이 순간)’라는 뮤지컬 넘버로 유명한 인간의 선과 악의 모순된 이중성을 보여주는 ‘지킬 앤 하이드’ 역시 이번 달 초부터 역시 한 달 가까이 연말 대구 무대에 오른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제뮤지컬축제를 개최해오며 뮤지컬 도시 대구를 표방하고 있지만, 연말 공연시장에 대구산 뮤지컬의 공연은 찾아보기 힘들어 아쉬운 심정이다. 대구산 뮤지컬의 성공을 기원하며 몇 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한국에 본격적으로 뮤지컬이 산업화로 나아가기 시작한 것은 2003년 서울 LG아트홀에서 막이 오른 뮤지컬‘오페라유령’이, 대구는 2005년에 뮤지컬‘캣츠’가 몰고 온 열풍에서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다. 이후 공연문화도시를 표방하고 대구국제뮤지컬축제도 개최되면서 서울 다음으로 가장 뜨거운 공연시장으로 뮤지컬 시장의 메카로 부상하였다. 이 가운데는 필자가 연출하여 2008년도에 지방에서는 최초로 대학로에 진출하여 4개월 공연과 대한민국연극대상 창작뮤지컬 상을 수상한 대구산 뮤지컬‘만화방미숙이’도 있다. 각 매스컴은 연일 대구뮤지컬 시장의 급성장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대구국제뮤지컬축제도 이런 열기에 당당히 한 축을 담당하였다. 거대한 밀물이 요동치듯이 대구를 덮친 뮤지컬 열풍은 오랫동안 지속될 듯이 우리 앞에 존재하고 있었다. 서울 배우들이 제일서고 싶은 무대, 서울을 능가하는 뮤지컬 열기가 제일 뜨거운 도시 등 미사여구로 가득했었다. 그러나 이것이 한낱 신기루에 지나지 않았음은 작금의 공연시장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국내의 여러 정치, 사회, 경제적 이유도 있겠지만 반복되는 똑같은 레퍼토리의 공연과 수요를 훨씬 초과하는 공급과잉과 무분별한 공연유치는 관객에게 공연 피로현상과 급격한 관객감소현상을 가져왔다. 이런 가운데 대구뮤지컬 시장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 무엇인가에 고민하고 이를 실천해야 할 시점이다.

아직까지도 대구뮤지컬 시장을 채우고 있는 작품은 거의가 외부에서 제작되어 공연되는 뮤지컬들이다. 대구에서는 국제뮤지컬축제 개최를 비롯하여 뮤지컬발전과 대구산 뮤지컬의 자생력 확보를 위해 매년 적지 않은 예산을 지출하며 대구산 뮤지컬 브랜드 창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문화생산도시보다 대구는 여전히 문화소비도시에 머물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구를 대표하고 나아가 세계시장에 통할 수 있는 대구산 브랜드 뮤지컬 생산이 더욱 시급하다. 국내 뮤지컬 시장은 물론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는 새로운 뮤지컬 콘텐츠의 개발이 그것이다. 한국을 벗어나 원 아시아마켓(One Asia Market)진출이라는 명제로 제작기획 단계부터 아시아 전역을 대상으로 하여 문화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생명력 있고 규모보다는 내실 있는 대구산 뮤지컬 탄생을 기다려 본다. 내년 연말에는 대구산 뮤지컬이 국내외공연장에서 관객의 사랑을 듬뿍 받고 롱런하는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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