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학생비율 증가…과학 흥미·자신감·즐거움은 OECD 평균 밑돌아

우리나라 만 15세 학생들의 읽기와 수학 성적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상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하위 수준 학생 비율이 3년 전보다 증가해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OECD는 회원국 35개국을 포함해 72개국의 만 15세 학생 약 54만명을 대상으로 한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 (PISA) 2015’ 결과를 6일 발표했다.

PISA는 3년 주기로 읽기와 수학, 과학 성취도를 국제적으로 비교하는 평가다.

우리나라에서는 168개 중·고교 학생 5천749명이 지난해 5월 평가에 참여했다.

평가결과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읽기 3∼8위, 수학 1∼4위, 과학 5∼8위로 상위권에 올랐다. 전체 참여국 중에서는 읽기 4∼9위, 수학 6∼9위, 과학 9∼14위를 기록했다.

PISA는 평균점수 오차를 고려해 순위를 범위로 제시한다. 예를 들어 읽기가 3∼8위라는 것은 평균점수 오차를 고려하면 최고 3위, 최저 8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가별 순위는 2012년 조사 때 읽기 1∼2위, 수학 1위, 과학 2∼4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모두 하락했다.

국가별 순위에서는 싱가포르가 모두 1위에 올랐다. 싱가포르는 앞서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가 49개국 초등학생과 중학생 약 27만명을 대상으로 한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 변화 국제 비교연구 2015’(TIMSS 2015)에서도 수학과 과학 모두 1위를 차지했다.

OECD 회원국 중에서는 읽기 영역에서 캐나다·핀란드가, 수학은 일본이, 과학은 일본과 에스토니아, 핀란드, 캐나다가 우리나라보다 앞섰다.

평균점수는 읽기, 수학, 과학에서 각각 517점, 524점, 516점으로 OECD 평균 493점, 490점, 493점보다 높았지만 3년 전 조사 때보다는 모두 하락했다.

2012년 조사 때와 비교해 상위(최고 6수준 기준 5수준 이상) 수준 이상 비율은 읽기와 수학, 과학 모두 감소했지만, 하위(1수준 이하) 수준 비율은 증가했다.

특히 하위 수준 비율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하위 수준 비율은 3년 전과 비교해 읽기는 7.6%에서 13.6%로, 수학 9.1%에서 15.4%, 과학 6.7%에서 14.4%로 급증했다.

성별 성취도에서는 모든 영역에서 남학생의 점수가 여학생보다 낮게 나타났다.

그동안 읽기 영역에서는 여학생의 점수가 항상 앞섰지만 과학과 수학 영역에서는 남학생의 점수가 높았다. OECD 평균에서도 읽기는 여학생이, 과학과 수학은 남학생이 강세였다.

학업성취도는 높았지만 과목에 대한 자신감이나 흥미, 즐거움 등 정의적(emotional) 지수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다.

이번 평가의 주된 분석 영역인 과학 영역에서 ‘자아 효능감’과 ‘일반적인 흥미’,‘즐거움’ 지수 모두 3년 전 조사와 비교해서는 상승했으나 여전히 OECD 평균보다 낮았다.

부모의 최종 학력이나 별도 공부방 여부 등 경제·사회·문화 지표가 학생들의 과학 성취에 미치는 영향력은 OECD 평균보다 낮았다.

최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 수준의 중·고등학생 비율이 늘어난 데 이어 PISA에서도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됨에 따라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지원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평가부터 컴퓨터 기반 평가로 진행된 것도 성취도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성별 성취도 차이 등 PISA 결과의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은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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