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탄핵정국의 소용돌이 속에서 일선 지자체 공무원 등이 근무시간에 술판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공직기강을 다잡기 위한 연말연시 공무원 복무단속 기간의 이 같은 일탈을 두고, 지역민은 물론 부서 직원들조차 혀를 내두르고 있어 엄정한 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성주군 간부공무원 20여 명은 성주군의회 의원 등 10여 명과 함께 지난 6일 오전 성주군의회 2017년 예산결산 보고를 마치고 가천면 내 한 식당에서 오찬 겸 술판을 벌였다.

이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후 3시경 성주읍 내 A 가요주점으로 자리를 옮겨 양주 폭탄을 제조해 마셨고, 또 오후 5시경에는 벽진면 한 식당까지 자리를 옮겨가며 관계를 돈독히(?) 하는 등 근무수칙을 망각해버렸다.

이 과정에서 일부 간부 공무원은 근무지로 복귀하지 않은 것은 물론 민원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군청마당에서 고성을 지르는 등 추태를 벌인 사실도 확인되고 있다.

성주군의회 도정태(61, 성주읍·선남·월항면)예결위원장은 7일 “예산결산과 관련해 공무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오찬을 마련한 것은 사실이며, 2, 3차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주군 복수의 직원들에 따르면 “의원들과 오찬을 겸한 격려의 자리가 일부 간부공무원의 과도한 술자리로 전체 공무원의 사기저하로 발전될까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예산결산심의 과정에서 집행부와 의회가 선의의 자리로 마련된 것으로 보고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정도가 지나친 부분 등에 대해서는 자체조사를 벌여 공직기강을 다잡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권오항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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