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의 독특함이 지나쳐 사회에 적응하기 어렵거나 사회적인 통념을 벗어나거나 융통성이 없거나, 같이 지내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게 만들거나 혹은 자신에게도 해를 끼칠 정도의 문제를 가진 성격을 ‘성격장애’라고 진단한다.

만약, 전국 성격 장애자들의 동창회가 열린다면? 그래서 각자 타고 온 차를 주차 시킨 모습으로 그 사람의 성격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을까? 여기 그런 재미있는 상상의 주차장 그림이 있다.

 

 

우선 1번 차처럼 주차한 사람은 ‘편집성 성격장애’라 할 수 있겠다. 편집성 성격장애란 다른 사람의 선의조차 악의가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불신과 의심을 주로 하는 성격 장애다. 그들은 타인이 자신에게 해롭게 할까 봐 늘 불신의 안테나를 곧추세우고 지낸다. 타인에 대한 의심에 사로잡혀 있으며 늘 비밀스러운 사람이다. 그래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차들이 자기를 공격할 것 같다. 그럼 2번 차의 주인은? 일단 차의 외형이 크고 화려하며 눈에 확 띄는 외양으로 봐서 아마 ‘자기애성 성격장애자’가 차주일 것이다. 이 성격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지나치게 높여 생각하며 남들이 떠받쳐주고 칭송해 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왕자 병 환자들이다. 3번 차주는 아마 의존성 성격의 소유자일 것이라고 누가 봐도 짐작할 수 있겠다.
 

▲ 곽호순병원 원장

얼핏 보면 수줍고 다소곳하게 보이지만, 그러나 뒤로는 많은 공격성을 가진 4번의 주차 모습. 이는 ‘수동 공격형 성격’이 그 차의 주인일 것이다. 앞에서는 순종적인 것 같지만, 뒤로는 공격적인 성격이라면 바로 이런 1타 4피의 주차 모습이 되지 않을까? 5번 차는 타인과 가까워 보이기는 하지만 결국은 타인을 방해하는 모습의 성격일 것이 분명한데, 아마 ‘경계선 성격장애’의 주차 모습이 될 것이다. 이 성격은 상대방에게 절대적인 칭찬을 하다가 갑자기 과소평가하는 등의 극단적이고 친구 아니면 적으로 생각하는 이분법적 논리와 매우 불안정하고 충동적인 대인관계를 나타내는 성격이다. 6번의 차주는 바로 ‘반사회성 성격장애’의 전형적인 모습일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속이거나 폭력적이거나 공격적인 사람. 불법적인 일도 서슴없이 저질러 버리는 사람. 다른 사람의 차를 막아 버리고도 양심의 가책도 없고 주저함도 없다. 그럼 7번은? 주차 공간이 아닌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시선을 끌려 하는 모습으로 봐 ‘히스테리성 성격장애’가 분명하다. 이 성격은 연극적이고 과다한 감정 표현과 주의를 끌고 싶어 하며 성적으로 유혹적이고 자극적인 것을 즐기는 성격, 그녀는 남들이 쳐다봐 주지 않으면 허무하고 불안하다.

이제 앞 뒤 정확하게 계산해서 조금의 오차 없이 융통성 없이 빈틈없이 완벽하게 주차 한 8번 차주는? 분명히 ‘강박성 성격장애’가 그 주인일 것이다. 그는 아마 완벽, 정돈, 세부 규칙, 목록 및 스케줄에 집착하여 인생을 힘들게 사는 성격의 소유자임이 틀림없다. 9번 차주는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은 있지만 두려워하는 회피성 성격 장애일 것이고 10번 차주는 “나는 세상에 관심 없어”라고 하며 혼자 즐기는 분열성 성격 장애일 것이다.

그런데 다들 승용차를 타고 왔는데 혼자서 비행접시를 몰고 온 11번의 정체는? 바로 ‘분열형 성격장애’가 틀림없다. 기준에 맞지 않는 기이한 믿음이나 마술적 사고, 망상에 가까운 엉뚱한 신념의 소유자. 기괴한 모습으로 ‘텔레파시, 천리안’ 운운하며 혼자 도사처럼 사는 성격일 것이다.

이 그림은 성격장애의 특징들을 절묘하게 표현한, 보면 볼수록 재미있는 그림이다.

 

곽호순병원 원장
조현석 기자 cho@kyongbuk.com

디지털국장입니다. 인터넷신문과 영상뉴스 분야를 맡고 있습니다. 제보 010-5811-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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