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무(無)메시지’로 침묵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 진행 상황을 TV로 시청했고, 관련 보고도 받았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은 탄핵 표결을 앞두고 불거지는 각종 의혹들에 대해선 청와대 참모진을 통해 대응케 했고, 별도의 육성 메시지를 내지 않은 채 9일 탄핵 표결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정리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위민관(비서동)을 수시로 방문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이 핵심 참모들과 정국 대책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박 대통령은 담담하고 차분하게 표결을 지켜보면서 상황에 맞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운명은 탄핵안 가부에 따라 달라진다.

박 대통령은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드라도 야당의 요구대로 중도사퇴 없이 법에 따라 탄핵심판 절차를 밟아나가겠다는 의지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를 만나 자신의 거취문제에 대한 해법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탄핵안 부결시 박 대통령은 내년 4월 퇴진과 6월 조기 대선을 골자로 한 ‘질서있는 퇴진’의 동력을 살려 나갈지가 주목된다.

청와대 안팎에서도 박 대통령이 질서있는 퇴진의 출구를 열기 위해 4월 퇴진을 거듭 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청와대는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막판 악재가 쏟아져나오는 데 대해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세월호 참사 당일 미용사를 불러 머리손질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를 통해서는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언들이 생중계되고 있어서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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