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에서 휴식하면서 특검·탄핵심판 대비해 법리대응 준비

박근혜 대통령은 직무정지 이튿날인 10일 관저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조용히 일상을 보냈다.

전날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권한행사가 정지된 박 대통령은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차분하게 앞으로의 행보를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힘든 일이 많아 심신이 지친 상태”라면서 “우려할 만한 건강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좀 쉬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가다듬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아직 외부 인사들과는 따로 만나지 않고 있으며, 청와대 핵심 참모들과 접촉해 비공식으로 주요 현안을 청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저녁에는 청와대 참모들과 한 시간가량 차를 마시면서 격려와 미안함을 전한 뒤, 국정 공백이 없도록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잘 보좌할 것을 당부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다소 무거운 분위기였지만 참모들도 “이제부터 무엇보다 건강을 챙겨야 한다”, “힘내시라”며 화답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내주부터 본격화할 특별검사 수사와 조만간 시작될 헌법재판소 탄핵 절차 대비에도 주력하고 있다.

직무정지 직전에 조대환 변호사를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을 임명한 데 이어 주말 중으로 탄핵심판에서 자신을 대리할 변호인단 선임을 서두를 전망이다.

특검 수사를 대비해 이미 4명의 변호인단을 구성한 박 대통령은 탄핵심판 변호인으로는 헌재 재판관이나 재판연구관 출신 등을 주로 물색하고 있다.

또한, 박 대통령은 탄핵안 가결에도 이날 오후 서울 도심을 비롯한 전국에서 열리는 7차 촛불집회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박 대통령은 TV로 집회장면을 지켜보고 참모들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으면서 탄핵 이후의 민심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20만명(주최측 추산)이 참가한 이날 서울 집회에서도 지난 주말과 마찬가지로 자하문로, 효자로, 삼청로 등 세 방향에서 포위하는 형태로 청와대 100m 앞까지 행진이 열려 박 대통령의 퇴진을 외친 시위대의 함성이 청와대 안까지 울려퍼졌다.

주말 대규모 집회가 계속됨에 따라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을 포함한 주요 참모들이 대부분 출근해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했다.

박 대통령 직무정지에 따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보좌하게 된 청와대 비서실은 이날 한 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앞으로 국무조정실과의 업무분장 등 새로운 업무시스템에 관해 협의했다.

기본적으로 청와대는 황 권한대행에게 업무보고를 하면서 헌법재판소 탄핵 기각시 직무에 복귀할 수 있는 박 대통령에게도 국정의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최소한의 비공식 보고를 이어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석 기자
조현석 기자 cho@kyongbuk.com

디지털국장입니다. 인터넷신문과 영상뉴스 분야를 맡고 있습니다. 제보 010-5811-4004

www.facebook.com/chopms

https://twitter.com/kb_ilbo

https://story.kakao.com/chopms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