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공연히 웃는다

아파트 사이
공터에 내린 눈 보고도 웃고
눈 위에 넘어진
아이 보고도 웃고

푸른 하늘에 걸린 반달
서편 기우는 붉은 해
검은 나무줄기 보고도
히죽 웃는다

나이란 무엇일까
웃음으로 천지 대하는
요즘 버릇.




감상)내가 그 누군가를 사랑했을 때 그 때는 음식물 쓰레기통 옆으로 핀 민들레도 향기롭더라 버려진 운동화 한 짝과 나란히 걸어도 쓸쓸하지 않더라 햇빛에 눈부신 먼지 한 톨도 바람에 흩어지는 담배꽁초도 아름답더라 희한한 건 사랑은 잊어도 아름다웠던 건 잊어지지 않더라 그 누군가의 얼굴은 잊혀져도 그 때 아름다웠던 건 여전히 아름답더라(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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