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jpeg
▲ 이재원 화인의원 원장
새누리당 내 집안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지금의 집권여당 모습은 우리 국민이 보기에 답답하고 안타깝고 딱해 보이기까지 한다. 같은 정당에 몸담고 있지만, 각각의 정치적 생각과 견해가 달라도 너무 다른 상황이 연출되고 있어 가뜩이나 심란해진 국민의 마음에 정치적 혼란까지 가중시키고 있다. 집권여당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

지금 친박 지도부가 보여주는 모습은 안하무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민심을 이토록 업신여기면서 오만과 교만으로 일관하는 정치집단이 있었던가 싶다. 친박 지도부는 탄핵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다. 그리고 집권여당은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혁신에 나서 당을 새롭게 재건하는 것이 당원들에 대한 의무다. 하지만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친박계는 ‘혁신과 통합을 위한 보수연합’이라는 구당 모임을 발족시켰다. 동시에 비박계에겐 당을 망친 패륜아란 올가미를 씌어 당을 떠나라 호통치고 있다. 한마디로 언어도단이다. 결국, 자신들과 맞지 않는 비박계 의원들을 출당시키는 ‘혁신’을 통해 자기네들만의 ‘통합’을 이루겠다는 얘기다. 도저히 ‘통합’될 수 없는 ‘혁신’의 대상들이 민심을 거꾸로 읽는 난독증상 마저 보이는 것에 대해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대체 친박계라는 사람들이 무슨 자격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보수의 가치를 송두리째 훼손한다는 말인가. 나아가 대한민국의 정치를 이토록 혐오하게 만들어도 되는 것인가. 일반의 상식을 가진 국민은 이러한 행태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쯤 되면 친박과 비박은 하루빨리 갈라서는 게 차라리 나을 듯하다.

12월 첫 주 한국갤럽조사 집계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전국 지지율은 15%였다. 대구·경북이 그나마 33%로 나왔지만, 과거 절대적 지지율을 보였던 텃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이미 새누리당은 보수층으로부터도 사망선고를 받은 거나 다름없다. 이쯤 되면 당연히 해체 수순에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수 재결집이라는 미명하에 더 이상 건전한 보수마저 도매금으로 넘기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 지금의 새누리당은 결코 합리적인 보수정당의 모습이 아니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을 그들만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최근 모 중앙지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이 쪼개지면 친박 당보다는 비박 당을 지지하겠다는 의견이 3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어쩌면 분당은 현재 정치 상황에서 필연이고, 다수 국민의 선택이자 진정한 보수들의 명령이 아닐까 싶다.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막장 정치드라마로 국민의 눈총을 받는 지금의 상황을 빨리 끝내야 한다. 그리고 진정한 보수정당의 살길을 개척해 나가기 위한 심각한 고민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

진정한 보수는 명분과 소신이 생명이고 가치이다. 우리 국민은 국정농단과 탄핵의 촛불 등 일련의 정국 흐름 속에서 많은 성찰과 반성을 통해 정치개혁의 가능성과 자신감을 얻었다. 그래서 혁신적인 보수, 책임지는 보수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친박들의 비정상과 일탈은 이미 국민이 다 알고, 역사가 지켜보며 기록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 보수정치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출발점에 서 있다. 지금이야말로 기득권에 안주해 온 부패정치를 반드시 청산하고 합리적이고 건전한 보수정당을 만들 절호의 기회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