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스폰서 포스코, 내년에도 지원금 동결

사진은 포항스틸러스 피규어.
올시즌 창단후 최악의 시즌을 맞았던 포항스틸러스가 내년 시즌 역시 전력강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포항시가 단비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포항은 올시즌을 앞두고 김승대·고무열·신진호 등 주력선수 이적과 손준호의 부상 등으로 전력이 유실된 데다 프로 첫 지휘봉을 잡은 최진철 감독의 경험부족, 짧은 전지훈련으로 인한 전술습득 미비 등이 겹치면서 시즌 9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받아 K리그 최고의 명가라는 자존심이 구겨졌다.

하지만 이 같은 사정은 내년 시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스폰서인 포스코가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예산만 지원키로 한 데다 철강경기가 바닥을 치면서 그동안 조금씩 힘을 보태주던 포스코 계열사 및 협력사 등의 지원도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 수퍼리그와 중동지역 팀들이 앞다퉈 K리그 선수들을 영입해 가면서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것은 물론 쓸만한 선수를 찾기가 쉽지 않아졌다.

외국인 선수들 역시 중국과 중동국가들이 영입전쟁에 가세하면서 K리그에서 제대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 몸값도 만만찮다.

이로 인해 포항처럼 자금이 빠듯한 팀들은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 영입은 엄두도 낼 수 없는 형편이 됐다.

포항은 당장 현실적인 문제에 부닥쳤다.

올해 FA권리를 얻은 신광훈이 그 주인공이다.

신광훈은 지난 9월 군 전역과 함께 팀에 가세하면서 한 차원 높은 기량을 선보이며 팀의 K리그 챌린지 강등을 막는데 힘을 보탰다.

오른쪽 측면 수비자원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됐던 신광훈은 수비력도 수비력이지만 오른쪽 측면에서의 강한 공격력까지 갖춰 포항으로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자원이다.

그러나 올해도 적자에 허덕인 포항으로서는 그의 높은 몸값을 치를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상태여서 신광훈이 팀에 남는다고 하더라도 힘이 부친다.

결국 신광훈을 데려갈 수 있는 팀이 있으면 이적이 불가피하지만 이를 대체할 만한 선수영입 여력도 없다.

현 상황으로서는 기존 전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과 올해 영입한 신인선수들을 조기전력화 시키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이런 가운데 포항시가 내년도 예산안에 포항스틸러스에 대한 지원금을 파격적으로 상향시키기로 해 가뭄의 단비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까지 4억5천만원을 지원해 오던 포항시는 내년 예산지원액을 10억원으로 늘려 포항시의회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포항시의회도 지난 10월 포항스틸러스 홈경기를 관전한 뒤 어려운 사정을 듣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올해보다는 많은 지원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포항스틸러스는 그동안 포스코가 직접 운영하는 구단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포스코를 주 스폰서로 하는 K리그 최초의 시민구단으로 등록돼 있다.

이에 따라 포항시도 과거 1억원 가량만 지원하다 2009년 ACL우승이후 포항시 홍보와 시민 자긍심 고취 등을 들어 지원금을 상향시키기 시작, 올해 4억5천만원을 지원했다.

실제 포항은 모든 유니폼에 포항시 홍보문구를 새겨 놓았으며, 거의 매년 출전해온 ACL경기를 통해 아시아권 전역에 포항시 홍보대사 역할을 해왔다.

특히 포항은 울산과 함께 K리그 창단멤버이자 과거 성남일화에 이어 가장 많은 우승, K리그팀 중 유일한 더블우승과 FIFA클럽월드컵 3위 등 K리그 최고의 명가로 이름을 떨치면서 포항시를 전세계에 알렸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원안대로 통과되면 톱클래스 선수 1~2명을 데려올 수 있다는 점에서 팀 전력상승에 엄청난 효과를 줄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 10월부터 지휘봉을 잡은 최순호감독의 노련미가 어우러질 경우 K리그 명가 부활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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