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달력을 앞에 두고 대구·경북의 편집국에서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이 있지만 특별히 올해를 위해 만들어 둔 성어로 여겨질 만큼 곡절 깊은 한 해였다. 국가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의 ‘40년 지기’ 최순실에 의한 국정농단 사건이 온 나라를 뒤흔들었다. 광화문 광장의 ‘200만 촛불’은 결국 헌정 사상 두 번째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이어지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남기게 됐다.

대구·경북도 크고 작은 일들이 끊이지 않았다. 새로운 경북 시대를 여는 경북도청의 안동·예천 이전이 완료됐고, 경주에서는 규모 5.8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원전을 안고 사는 지역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곳이 아니라는 경고음이었다. 또 북한의 핵도발로 개성공단이 폐쇄되는 등 남북 관계가 경색된 것과 맞물려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가 국내외에서 갈등을 일으켰다. 특히 사드 배치지역이 경북 성주로 결정 나면서 지역민들의 반발이 거셌다.

또 한 가지 지역민들이 패배감을 맛본 중대 결정이 있었다. 밀양으로 결정될 것으로 확실시 되던 남부권신공항이 무산된 것이다. 가덕도로 유치하려는 부산의 몽니 때문에 정부가 정치적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뿐 아니라 강력한 태풍 차바가 북상해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경주를 또다시 강타했다. 형산강 변에 주차돼 있던 차량 수십 대가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가는 등 막대한 피해를 냈다.

이처럼 나쁜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포항~울산고속도로가 개통돼 동해남부권 물류의 혁신을 가져왔고, 포스텍에 제 4세대 방사광 가속기가 준공돼 신약산업 등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새로운 기초를 놓았다. 대구에서도 연말 희비가 엇갈렸다. 대구 서문시장 화재로 679개 점포가 모두 불에 타 상인들이 땅을 쳤다. 반면 대구동구환승센터가 개장되고 신세계백화점이 문을 열어 대구 교통과 유통의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 1936년 미국 AP통신이 10대 뉴스를 뽑기 시작한 이래 세계 유수 언론이 10대 뉴스를 뽑고 있다. ‘다사다난’이란 말이 10대 뉴스를 위해 준비된 것인 듯 올해는 좀 더 그 뜻이 각별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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