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석류나무도
빛을 찾아나선 삶이기는 마찬가지,
주홍빛 뾰족한 빛이
그대로 아, 벌린 입이 되어
햇빛을 알알이 끌어모으고 있다

불꽃을 얹은 것 같은 고통이
붉은 잇몸 위에 뒤늦게 얹혀지고
그동안 내가 받아들이지 못한 사랑의 잔뼈들이
멀리서 햇살이 되어 박히는 가을

더 이상 사랑을 믿지 않는 나이가 되어도
빛을 찾아나선 삶이기는
마찬가지, 아, 하고 누군가 불러본다



감상) 그녀는 잘 웃는다 가지런히 드러나는 하얀 이가 그녀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녀는 가끔 버럭, 하기도 한다 그럴 때도 가지런한 이는 여전히 하얗게 반짝인다 그녀의 입모양을 따라 하다보면 나에게도 저절로 웃음이 생겨난다 하얀 이가 생겨난다 화를 낼 때도 하얗게 웃을 줄 알게 된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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