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국민에게 다짐했다. “앞으로 공식적이고 정중한 자리에서는 말을 정제해서 쓰도록 하겠다. 품위 있는 언어로 말하겠다”는 것이었다. “남북관계만 잘 되면 다른 것은 깽판쳐도 괜찮다”, “내가 시정잡배면 이회창 후보는 양아치냐” 등의 막말식 발언에 쏟아지는 국민의 비판을 의식한 다짐이었다.

그 후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거칠고 자극적인 표현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러다 대통령직 못 해먹겠다는 위기감이 든다”, “패가망신시키겠다”, “개××들”, “맛 좀 볼래”, “깡통찼다” 등 잇단 험구로 설화(舌禍)를 일으킨 데 대해 사과성 발언이었다.

국정토론회에서 “정부 무너지지 않는다. 대통령 하야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지 얼마 안돼 느닷없이 “국민에게 재신임을 묻겠다”고 폭탄선언을 해 온 정국을 소용돌이치게 했다. 이처럼 충격적인 발언과 말 실수가 잦아지자 “오럴 헤저드(언어 해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노대통령에게 우호적이던 민노총마저 “할 말이 많아서 슬픈 노무현” 등의 성명을 내놓았다.

설화 때문에 구설수가 많았던 노무현 대통령 밑에서 비서실장을 지낸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최순실 사태에 편승,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내 구설수를 자초하고 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안을 기각하면 그 다음은 혁명 밖에 없다”고 한데 이어 “혁명이 완성될 때까지 촛불을 내려서는 안된다”했다. 법치국가의 사법질서를 완전히 부정하는 발언으로 만약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다면 탄핵소추 논란을 부를 수도 있다. 법으로 안되면 힘으로 하자는 선동성 발언이다.

“가짜보수를 횃불로 태워버리자”, “국가 대청소가 필요하다” 등 최순실 사태 이후 계속되는 문재인의 강성발언에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광장의 분노와 불안에서 혼란과 불안으로 이어지면 안된다”며 “지극히 위험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국회의원 수는 400명이 돼야 한다”는 등 문재인은 전에도 입 때문에 구설수가 잦았다. “너무 우쭐대고 말이 많으니 삼가하게” 노자가 공자에게 한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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