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에 차는 스마트워치, 반지처럼 끼울 수 있는 스마트기기 등 웨어러블 스마트기기의 변신은 끝이 없다.

이런 스마트기기의 주요 부품인 트랜지스터를 가정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잉크젯프린터로 찍어낼 수 있는 그 가능성을 연 기술이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도연) 연구팀을 통해 발표됐다.

▲ 조길원 포스텍 교수
▲ 정성준 포스텍 교수
포스텍 창의IT융합공학과 박사과정 권지민씨, 정성준 교수, 화학공학과 조길원 교수 연구팀은 유기박막 트랜지스터의 회로를 인쇄공정을 통해 3차원으로 쌓고 이를 이용해 컴퓨터의 기본 연산단위 회로를 제작하는데 성공해 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는 기판의 부드러운 유연성 때문에 스마트기기의 발달과 함께 끊임없이 연구되어온 분야다.

특히 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기판이 열이 가해지면 변형될 우려가 있어 인쇄방식을 이용해 저온에서도 제작할 수 있는 이 트랜지스터 개발에 대한 경쟁도 치열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전자회로는 기존의 실리콘 반도체에 비해 집적도가 낮아 복잡한 기능을 요구하는 기기에 활용하기는 어려웠다.

더욱이 소자의 특성이 고르게 나타나지 않아 수율도 낮을 뿐 아니라 물질이 산화되면서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스마트워치와 같은 일반 기기에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포스텍 연구팀은 잉크젯프린터로 여러 차례 인쇄하는 방식으로 회로를 수직으로 쌓아 3차원의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 회로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만든 이 소자는 소자의 특성이 일관되게 나타나고, 최대 8개월까지 정상적으로 동작할 수 있어 대량제작이나 상용화에도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구팀은 이 트랜지스터를 이용해 컴퓨터의 기본 연산 단위 회로인 가산기(덧셈기)를 제작,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해 향후 상용화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저온에서 간단한 인쇄공정 만으로도 트랜지스터를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낮은 비용으로 고성능 웨어러블 기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구팀이 개발한 3차원 집적방식은 웨어러블 기기나 컴퓨터, 바이오센서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포스텍 정성준 교수는 “이번 성과는 그간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었던 유기박막 트랜지스터의 집적도 문제를 해결해 복잡한 성능을 필요로 하는 기기에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초박막 기판에 이를 적용하는 후속연구를 진행 중이며, 이 기술을 이용하면 몸에 붙일 수 있는 혁신적인 스마트 기기 제작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IT명품인재양성사업과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나노기반 소프트 일렉트로닉스 연구단’, X-프로젝트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 연구성과는 ACS Nano지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발표됐으며,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지를 통해 화제를 모았다.

▲ no spine minimum. full size. Editor: Holly JEM: Leslie
RTP: Karen Ge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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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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