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주변 경찰 140명 배치…"최순실 보자" 시민들 몰려들기도

24일 오후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가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대치동 D빌딩에 처음으로 공개 소환됐다.

이날 오후 1시50분께 법무부 호송차에서 내린 최씨는 밝은 흰색 계열 수의 차림에 검은 뿔테안경, 하얀색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다.

그는 법무부 직원 여러 명에게 둘러싸인 채 D빌딩 3층 주차장을 가득 메운 취재진 사이를 지나갔다.

취재 기자 2명이 대표로 나서서 최씨에게 질문했지만 이를 막아서는 법무부 직원과 잠시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최씨까지 덩달아 휘청거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10월31일 최씨가 처음으로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하면서 취재진과 뒤엉켜 혼란이 연출됐던 현장이 오버랩되는 순간이었다.

최씨는 연신 고개를 푹 숙인 채 직원들을 따라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앞두게 됐는데 어떤 심정이냐’, ‘딸 정유라씨 체포영장 발부 소식 들었느냐’, ‘대통령의 시녀란 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최씨 도착에 앞서 D빌딩 주변에는 그의 모습을 보려는 시민 20여명이 몰려들었다. 시민들은 “여기가 특검 사무실이네”, “최순실을 보고 가자”라며 빌딩을 가리키고, 스마트폰으로 연신 사진을 찍기도 했다.

시민단체 관계자 2명이 빌딩을 찾아 플래카드를 들고 “최씨를 철저히 수사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날 오전에는 최씨를 지원하며 국정농단에 가담한 의혹을 받는 김종(55·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역시 피의자로 공개 소환됐다.

오전 9시50분께 법무부 호송차에서 내린 김 전 차관은 하늘색 수의를 입고 검정 장갑에 하얀색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다.

김 전 차관도 ‘최순실의 수행비서란 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수많은 갑질 왜 한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했다.

조사실로 가기 위해 탄 엘리베이터 안까지 취재진이 따라붙자 그는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 뒤돌아선 채 벽만 응시했다.

약 한 달간 서울구치소에서 생활 중인 김 전 차관은 지난달 16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때와는 달리 다소 초췌한 모습이었다.

당시 정장 차림으로 검찰청사에 도착한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의혹) 사항은 검찰 수사에서 철저히 제대로 응답하도록 하겠다”며 비교적 차분히 자신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공범)·강요·사기 미수 등 혐의로 지난달 20일 최씨를 구속기소 했다. 김 전 차관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 등 혐의를 적용해 이달 11일 구속기소 했다.

최씨와 김 전 차관의 첫 공개소환을 앞두고 이날 D빌딩 3층 주차장은 이른 오전부터 몰려든 취재진으로 붐볐다.

호송차가 들어오는 빌딩 입구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수서경찰서 경비과 경찰관과 의경 1개 중대 등 약 140명의 경찰 인력이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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