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공, 상주영덕고속도 개통 돌연 연기에 지역민 불만 폭주

안동시 일직면 구간. 개통예정일인 23일 도로 가드레일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 23일 개통식을 가진 상주영덕고속도로의 개통 연기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23일 오후 6시 개통 예정이었던 상주영덕고속도로 개통이 돌연 26일 0시로 연기됐다. 이처럼 개통이 연기된 것은 여러 사정상 차량 통행이 불가능한데도 불구하고 도로공사측이 장관 일정에 맞춰 무리하게 추진(?)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나 더 큰 빈축을 샀다.

특히 크리스마스가 낀 주말을 앞두고 갑자기 개통이 연기되는 바람에 지역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측은‘안전시설 추가 보완’이라는 개통 연기 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개통식 행사장에서는 장관 일정 때문에 서둘러 개통식을 가졌다는 말들이 파다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3일 오후 2시 강호인 국토부장관과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상주영덕고속도로 개통식을 가졌다. 개통식을 한 뒤 이날 오후 6시부터 정상운영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돌연 개통식 직후 개통 연기를 발표했다.

‘안전시설 미비’가 이유였지만 개통식만 하고 차량 통행을 차단한 한국 도로공사 측의 상식 밖 행동에 시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고속도로 측면과 중앙 가드레일 공사가 늦어져 차량 개통 시 중앙선 침범과 추락사고에 무방비 상태가 된 데다 일부 구간에 도색한 차선이 21일 내린 비로 벗겨지자 다음 날 벗겨진 차선을 다시 토치램프를 동원해 긴급 복구작업을 폈지만 22일도 비가 내려 도색 상태가 완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도공 측이 무리한 일정을 강행하는 바람에 고속도로 개통을 기다려 온 시민들만 우롱한 꼴이 된 것이다.

개통일 연기로 가장 피해를 본 사람들은 일반 시민들이다.

A 씨(58 상주시 남성동)는 “고속도로 개통이 크리스마스 이브와 맞물려 열흘 전에 가족들과 영덕에서 회를 먹기로 약속해 23일 오전 친척들이 서울과 인천에서 상주에 도착해 있었는데 갑자기 개통이 연기된다고 해 영덕 강구에 예약해 놓은 식당 예약까지 취소했다”며 “먼 곳에서 상주로 온 차량과 고속도로 진입을 위해 동상주 IC로 갔다가 되돌아 온 사람들의 손해는 누가 보상해 주느냐”고 분개했다.

B 씨(62 상주시 낙양동)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강구에서 30여 명이 모이는 계추를 하기로 하고 식당을 예약해 놓았는데 고속도로 개통 연기로 예약을 취소하려 하자 식당에서 대게와 회 등 재료를 잔뜩 받아놓아 손해 배상을 하라고 화를 내는 바람에 주인을 설득시키느라 진땀을 뺐다”며 도공 측의 황당한 처사에 분통을 터트렸다.

C 씨(52 안동시 옥동)는 “24일 부모님을 모시고 영덕으로 가려던 일정을 일부러 고속도로 개통 일자에 맞춰 차일 피일 미뤄왔던 게 허사가 됐다”며 “연말에라도 영덕에는 갈 수 있지만 이용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도공 측의 이번 개통 연기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D 씨(50 안동시 정하동)는 “아직 연결부부터 모든 것이 테스트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 모든 게 검사 기간이 있는데 아직 공사 완료조차 하지 않은 고속도로를 왜 이리 급박하게 진행하는지 모르겠다”고 질책했다.

도공 관계자는 “23일 개통 시기에 맞춰 공사를 해왔는데 개통을 앞두고 몇 일간 비가 내려 차질이 발생했다”며 “이용객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해 개통 시기를 늦췄다”고 해명했다.

한편 상주~영덕 고속도로는 상주시 낙동 분기점에서 영덕군 강구면 영덕 IC 107.6㎞ 구간을 지난 2009년 착공해 왕복 4차선으로 신설한 고속도로로 공사비가 무려 2조 7천 500억 원이 투입된 가운데 기존 국도 이용 시 3시간 이상 걸리던 운행시간을 1시간 안팎으로 크게 단축시켰다.
공사차량이 23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개통예정일인데도 아직 가드레일이 설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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