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에 김영란법 시행 후 매출이 30%가량 떨어져 당장 살기는 힘든 데다 물가는 자꾸 오르지, 내년도 경제 전망도 올해보다 더 어둡다고 하는데 공무원 봉급은 3.5% 인상한다 하니 정말 정부가 힘들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을 아는지 궁금하네요”

안동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이모(47)씨는 내년도 공무원 봉급 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긴 한숨을 쉬며 비판의 소리를 높였다.

공무원들에 대한 각종 수당 등을 신설하고 물가상승률 2~3배 수준인 봉급을 3.5% 인상키로 하자 일각에서는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서민들의 경제는 팍팍해지는데, 공무원들만 보수가 오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는 2013년 2.8%, 2014년 1.7%에 그쳤던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2015년 3.8%로 대폭 끌어올린 뒤 3년 연속 3%대가 넘는 인상률을 유지해오고 있다.

지난 25일 인사혁신처는 공무원의 기본급·수당 등을 포함한 총 보수를 3.5% 인상하는 내용을 포함한 ‘공무원 보수규정’과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26일 입법 예고하고, 국무회의를 거쳐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3.5% 보수 인상은 지난해 인상 폭 3%를 훌쩍 뛰어넘는 큰 폭의 증가에다 8·9급 공무원의 직급보조비도 10만5천 원에서 12만5천 원으로 2만 원 인상한다.

정부는 2009년 이후 공무원 봉급 인상 등 처우 개선이 좋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공무원 사기 진작 차원에서 인상률을 대폭 올렸다고 밝혔지만 이를 두고 서민들의 시각은 마냥 곱지는 않다.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서민들의 경제는 팍팍해지는데, 공무원들만 보수가 오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습니다.

실제 공무원 보수 인상의 근거로 제시한 연도별 물가상승률은 2013년 1.3%, 2015년 1.7%, 올해 1%로 보수 인상률 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기록해 왔다.

예천에서 식당을 하는 김모(여·51)씨는 “올해 김영란법 시행에다 농산물 가격 하락, 생필품 가격 인상에 최근에는 조류 AI 등으로 서민들의 주머니는 더욱 얇아지고 어려워졌는데 정부가 물가 상승률보다 더 높게 공무원 임금을 인상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은 처사”고 비난했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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