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이 음계는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다.

손가락은 고립된다.
각자의 음을 발설한다.

단 하나의 음절들이 모여서만
이루어지는 기능.

머무름이
옮겨가는 지도들의 좌표와
검고 흰 것 사이에서

나는 미끄러진다.
땀이 난다.

1번이었고
꿈속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멜로디였다.



<감상> 그녀는 옆 사람의 어깨를 사정없이 두드리며 웃는다 손끝이 같이 웃는 듯 까르르르 경쾌하지만 웃음에 묻은 쓸쓸함도 같이 전해진다 누군가를 터치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외로움이 그 끝에 묻어있다 그녀에게 편하게 한 쪽 어깨를 맡긴다 그녀의 터치가 따뜻하게 아프다 (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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