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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그제 새누리당의 비박계가 탈당하여 개혁보수신당이라는 임시 당명으로 딴 살림을 차렸다. 이에 자극을 받은 친박계도 당의 운영을 비상체제로 바꾸고 비상대책위원장에 중도좌파인 인명진 목사를 앉혀 보수색깔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이 나라를 지탱해온 보수의 정체성이 촛불집회의 여론정치의 압력에 밀려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다.

개혁보수신당을 이끌고 있는 유승민, 김무성은 반기문을 영입해 국민당과의 제3 지대를 형성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엊그제까지 새누리당에서 ‘국가의 안보’를 최우선 정책으로 삼았던 이들이 ‘사드배치 반대’를 당 정강 정책의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박지원. 안철수 등과 한 텐트를 치겠다고 말하고 있다. 과연 이들의 보수 정체성은 무엇인가?

반기문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민의 뜻에 따라 어떠한 정치 세력과도 손을 잡을 수 있다”며 국민의 당과도 뜻을 함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국가의 안보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보수의 아이콘(icon)이라고 국민은 여겨왔는데 느닷없이 ‘사드배치 반대’를 앞세우고 있는 국민의당과도 손을 잡겠다고 나섰다. 그도 대권에 대한 욕심으로 분별력을 잃은 듯이 보였다.

새누리당의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까지 “북한과 미국 간의 수교를 대한민국이 앞장서서 주선해야 한다…. 개성공단 같은 것을 북한 여러 곳에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통일을 말할 때가 아니고 경제협력을 할 때”라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의 정체성에 비춰 볼 때 앞으로 친박계 새누리당의 보수 정체성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적어도 개혁보수신당이건 새누리당이건 ‘보수의 적통’을 두고 국민에게 말 잔치를 벌이지 말고 ‘국가의 안보에 대한 설정을 분명히 한 정책’을 내어놓아야 한다. 촛불 여론에 눈치를 보면서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지 말고 분명한 ‘안보정통주의’를 보여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능력 있는 보수정당으로 국민에게 인정을 받을 것이다.

최근 대권 주자로 뜨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도 자신을 보수라고 주장하고 있는 판이니 이 나라 보수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헷갈리고 있다.

이런 보수의 정체성의 혼란 속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은 대권의 8부 능선을 올라섰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대통령이 되면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가겠다”, “개성공단을 재개하고 사드배치를 차기 정권으로 넘겨야 한다”, “청산과 개혁을 위해 시민사회 참여의 사회 개혁기구 구성”, “거대한 가짜 보수 정치 세력을 횃불로 태워 버리자”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의 그의 정치 이념은 촛불 집회를 더 강력하게 결집시켜 보기 위한 치밀한 정치적 노림수로 보인다.

최순실 사태로 인한 대한민국의 보수 정체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현실에서 차기 대권을 잡아 보겠다는 보수를 내건 정당이면 어떠한 가치의 보수보다도 먼저 굳건한 한·미동맹의 기반 위에 확실한 국가안보에 대한 기치를 내세워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정통 보수의 정당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안존해 온 이들이 하루아침에 좌 편향의 흉내를 내며 국민의 지지를 받으려는 얄팍한 정치로서는 차기 대권 경쟁에서 국민의 관심을 끌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금 한반도 주변에는 김정은의 핵 위협과 트럼프의 예상치 못할 돌발 변수의 대 한국 정책과 우리 경제의 목을 서서히 조여들고 있는 시진핑, 미국에 밀착하여 동북아의 패권을 노리는 아베가 둘러싸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직시해 대처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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