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양 추위 속에 /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 파릇한 미나리 싹이 /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 따뜻한 한 잔 술과 /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 고마운 일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 좀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 한 해가 가고 /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감상) 처음이라는 이름으로 내게 왔던 것들을 생각해 보자 그 처음이 힘을 잃어가던 날들을 생각해 보자 그리고 그 처음이 다시 와 준다면, 하고 후회하던 순간을 생각해 보자 이제 그 기회가 왔다 안타까이 후회하던 그 처음이 다시 찾아왔다 우리에게 기회를 주려고 (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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