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 악순환 고리 끊고…하나된 힘으로 위기 극복해야

지난해 경제 침체로 민생고가 불안한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순실 사태’와 이에 따른 국민적 저항인 ‘촛불시위’, 그리고 국회에 의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란 소용돌이 속에 한해가 지샜다.

아직 최종 결론이 아니지만, 특별검사팀 수사를 통해 부정부패의 적나라한 실상이 드러나고 있다. 사실이라면 국민의 자괴심은 깊어질 것이다. 부정부패는 대한민국을 좀먹는 고질병이자 사회 발전을 가로막는 주범이다. 기업의 건전한 투자를 저해해 경제성장의 동력까지 떨어뜨린다. 역대 정권에서 일어난 권력형 비리 사태에서 우리는 그런 현상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부정부패와 단절하겠다는 한국사회의 의식의 대전환이 요구된다.

최순실 사태로 빚어진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이 나라의 당면 과제이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심판 결과를 봐야 하지만 조기 대통령선거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여야가 당리당략을 버리고 당파를 초월하여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원로들의 고견을 종합해보면 내년 우리나라의 바람직한 방향은 바른 정치 사회안정 경제성장으로 요약된다. 우선 탄핵심판이 순탄하고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 결과에 대한 승복도 수반되어야 한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치러질 대선에서 나라를 경영하겠다는 대선주자들이 모두 좋은 정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정치인들의 표를 얻기 위한 무책임한 선동이 아닌지도 국민은 잘 식별해야 한다. 선진국처럼 유권자의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번 대선에서는 정말로 유능한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무능한 대통령이 이 나라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는 역대 정권에서 똑똑히 보았다.

올해는 경제 침체가 지난해보다 더욱 우려된다. 저성장과 저물가에 내수 위축이 고착화하면서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일본형 장기 불황 경제에 대한 걱정이 많아지고 있다. 본지가 ‘경제가 문제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저성장의 장기화에 진입한 것은 여러 원인이 있다. 모두 열심히 일하는 노동이 새로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다. 노사의 대타협을 통해 투자와 고용 확대를 통해 내수를 끌어올려야 한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한 중 FTA가 타결되면서 대구 섬유와 구미 전자, 포항 철강산업이 모두 위기에 처하고 있다는 우려 섞인 진단이 나온다. ‘차이나 리스크’로 철강업계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흐릴 것이다. 철강산업이 발전한 포항도 새로운 각오가 필요하다. 특히 구미의 전자산업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 농업 등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이 될 산업이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농도(農道)인 경상북도가 발 빠른 대응에 나선다며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지난해 2월에는 경상북도 청사가 안동 예천지역으로 이전했다. 이전 발표 후 8년 만에 웅도 경북의 청사다운 위용도 갖췄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의 말처럼 도청 이전으로 경북의 새로운 미래동력으로 산아야 한다. 새로운 도청 신도시가 이전 효과를 극대화하여 새로운 경북으로 거듭나야 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또 김천혁신도시, 대구 동구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공기업이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지역 발전의 견인차가 되도록 적극 활용해야 한다. 대구 신공항 K2 이전, 사드 배치도 온 시·도민이 힘을 합쳐 해결해나가야 한다.

국제환경에 민감한 대한민국이다. 미국의 새로운 보호주의 외교, 김정은 북한 정권 핵무기 위협 등 세찬 국제 파고를 넘어야 한다. 무한 경쟁의 마당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미국 러시아 간, 미국·중국 간 다자간 관계 악화로 내년 국제정세 불확실성은 더 심화할 수 있다. 미·중 갈등 위에 미·러 충돌이 올라탄 셈이다. 일각에서 ‘신냉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북핵 문제에 직면해 있는 대한민국은 불행한 징조다. 반면 북한은 주변 4강의 균열의 여지가 커졌으니 체제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올 수도 있다. 가뜩이나 국정혼란과 경기 침체에 시달리는 우리나라로서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2017년에는 정의롭고 밝은 대한민국, 그리고 활기찬 경상북도와 대구시를 꿈꾸자. 위기적 징후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난국을 모두 힘을 모아 뭉친다면 해결이 불가능한 것도 아닐 터이다. 새해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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