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우리 경찰의 요청으로 덴마크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특검팀은 지난달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정 씨의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기소중지·지명수배하고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 수배령을 요청했다고 한다. 정 씨의 체포로 ‘촛불민심’에 큰 영향을 준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 등에 대한 특검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신속한 국내 송환과 신속한 수사를 벌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특검은 2일 정 씨의 조기 국내 송환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관련 법률과 현지 사정 등을 볼 때 상황이 유동적이라는 것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정 씨가 자진 귀국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조만간 적색수배가 되고 여권도 무효가 된다고 했다. 관련 당국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정 씨를 하루빨리 특검 앞에 세워야 할 것이다.

정 씨는 이화여대에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했고 그 후에도 특혜가 계속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거센 비난을 받았다. 교육부 감사에서 그런 의혹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시험을 보지 않거나 과제물을 내지 않았는데도 교수들이 알아서 학점을 줬다. 류철균(필명 이인화) 교수는 조교에게 정 씨의 시험답안을 대신 작성하도록 한 혐의가 특검 수사에서 드러났다. 정 씨는 2014년 페이스북에 “능력이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는 글을 남겨 공분을 사기도 했다.

교육부가 정 씨의 입시 및 학점 특혜 의혹이 사실로 확인했다는 내용의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사건은 청년 대학생들을 분노케 한 것이다. 대학의 신뢰와 대학 감독기관인 교육부의 신뢰가 끝없이 추락했다. 이러한 특혜 입학과 학사관리에 대한 일련의 부정은 비단 이대뿐만이 아니라는 게 국민 대다수의 진단이다. 실제로 우리 국민은 명문대도 돈만 있으면 특기자 전형으로 입학할 수 있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교육부는 이번 기회에 대학 특기자 전형에 대한 ‘부실입학’ 의혹을 전면 조사해야 한다. 특기자 전형으로 부유층의 자녀들이 대학 문을 쉽게 통과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아니된다. 우리 사회의 특혜, 반칙, 불공정의 대명사가 된 특기자 전형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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