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신선농장 이춘원 대표 "AI 방지는 살처분 아닌 동물복지 농장 확산해야"

닭을 자유롭게 동물복지로 기르는 영천 신선농장(대표 김춘원).
조류독감(AI)확산으로 동물복지 축산농장이 주목받고 있다

작년 11월 16일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처음 발생한 후 현재까지 살처분된 가금류는 3천만 마리에 달한다.

이렇게 AI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전문가들은 동물복지농장이 AI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A4 용지 면적의 좁은 케이지에 가둬놓고 기계처럼 사육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면역력이 약해지고 AI와 같은 바이러스에도 잘 걸리지 않겠습니까.”

“일반 양계장에서는 닭이 알을 많이 낳도록 하기 위해 밤에도 전등을 켜지만 동물복지농장은 닭이 8시간 이상 잠자도록 합니다. 또 동물복지농장은 사육면적이 3배 정도 넓은 데다 방사 사육으로 운동량도 많기 때문에 닭의 면역력이 강해져 자연스럽게 AI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영천에서 닭 4천 마리를 동물복지 중 방사복지(자유 방목)로 기르는 이춘원 신선농장 대표는 “AI 방지는 살처분이 아니라 동물복지 농장을 확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연상태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녀야 할 닭이 비좁은 공간에서 고문을 받듯 사육되다 보니 스트레스가 치솟을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천창을 통해 닭장 안으로 하루 내내 비추는 햇볕과 닭들이 흙을 파헤치며 하는 모래목욕, 닭이 휴식을 취하는 홰, 원활한 자연환기가 닭을 건강하게 해 자연스레 면역력이 높아져 AI를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양계농장과 동물복지농장은 사육 환경에서 큰 차이가 있다.

공장형 일반 양계장의 닭 한 마리당 사육면적은 A4용지보다 좁은 0.05㎡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동물복지농장은 3배 정도 넓은 0.14㎡다.

동물복지농장은 닭이 8시간 이상 잠자도록 하는 반면, 일반 양계장은 알을 많이 낳도록 하기 위해 밤에도 전등을 켠다. 동물복지농장의 닭은 넓은 면적에서 자라는 데다 방사형 사육으로 운동량도 많기 때문에 면역력이 강해져 자연스럽게 AI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도입된 지 4년이 됐지만 국내 동물복지농장은 턱없이 부족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동물복지농장은 모두 113곳이다. 경북에는 가금류 사육농장이 5천669곳(3천525만여마리)이나 있지만 동물복지농장은 6곳(6만9천100마리)에 불과하다. 이 6곳은 지금까지 AI가 발생하지 않았다.

2003년부터 한국에선 거의 매년 AI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03~2004년 528만5천 마리, 2006~2007년 280만 마리, 2008년 1천만4천 마리, 2010~2011년 647만3천 마리, 2014~2015년 1천937만2천 마리, 그리고 2016년 2천844만 마리.

올해는 3천 마리가 살처분 되는 등 매년 AI가 발생하고 그 피해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지만 그동안 방역 당국은 AI의 발생 원인으로 야생 철새에게만 초점을 맞췄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는 높은 수준의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농장에 대해 국가에서 인증하고, 인증농장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에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마크’를 표시하게 되는 제도로 영국에서는 1994년부터 시행됐고 우리나라는 2012년부터 도입됐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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