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俳優)라는 말의 배(俳)자는 사람 인(人)과 아닐 비(非)의 합성으로 사람이 아니다는 뜻이며 우(優)자는 넉넉하다는 뜻이다. 직역하면 사람이 아닌 것이 넉넉하다는 말이지만 의역하면 동물이 되었다가 도둑이 되었다가 군인 등 다양한 배역으로의 변신이 다양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공연 30분 전이 되면 마지막으로 무대 바닥을 닦고 소도구를 최종점검하고 혹시나 빠진 것이 없나 하고 여러 가지를 체크한다. 이 작업이 끝나면 극장 입구의 하우스매니저에게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알린다. 그러면 관객이 입장하고 또 한편의 막이 오른다. 그러면 관객과 배우는 90분 정도의 여행을 같이 시작한다. 물론 항상 이렇게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공연 중에 대사를 잊어버리거나, 분장실에서 대기하다가 깜빡 잠이 들어 등장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기도 한다. 혹은 배우가 던진 소도구에 배우의 얼굴이 찢어져 얼굴에 피가 흘러내리는데도 모르고 연기를 하거나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도 낮에는 상가에서 슬픔을 가득 안고 있다가도 저녁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연기를 해야 하는 게 배우의 숙명이기도 하다. 연극은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라이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곤혹스러운 것은 다른 지점에도 있다. 연극의 4대 요소는 대본, 무대, 배우, 관객이라고 한다. 모두가 중요하지만, 관객이 없으면 공연은 불가능해진다. 봐줄 사람이 없는데 공연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주는 아니고 드물게 벌어지는 일이지만 텅 빈 관객석은 반응이 없다.
요즘 공연계는 관객 숫자가 예년보다 감소하고 있다. 어쩌면 현실이 연극보다 더 재미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들린다. 그래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매일 매일 태양이 떠오르듯이 그래도 막은 오른다. 인생이 연극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