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를 대표하는 소비 트렌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소비’로 선정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 평균소득 증가율이 앞으로도 2% 초반대를 맴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래보다 현재를 중시하는 가치소비 경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방증하기라도 하듯 ‘내 차로 가는 세계여행’의 저자 조용필은 남은 삶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차 한 대만으로 세계여행을 떠났다.

비록 그 선택의 이면에 생고생이라는 현실이 있더라도 50년 넘게 품어온 꿈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용기 있는 선택으로 칭송받는 ‘내 차로 가는 세계여행’을 소개한다.

도서 ‘내 차로 가는 세계여행’은 저자가 생업을 내려놓고 떠났던 15개월의 세계여행과 그 이후를 기록한 책이다. 누구나 꿈꾸지만 아무나 못 떠나는 세계여행을 하며 느낀 감동과 솔직한 위트가 넘치는 글을 읽다 보면 책 속의 여행지로 정신없이 빠져들게 된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 차를 타고 대륙을 횡단하면서 예기치 못한 난관들에 부딪히거나 흔히 경험할 수 없는 흥미진진한 재미까지 고스란히 담겨있다.

저자는 아등바등하며 살아온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해 꿈꾸던 세계여행을 떠났지만, 세부 일정을 정하지 않고 떠난 여행에서 살아남으려면 하루하루 필사적이어야만 했다. 파노라마로 펼쳐진 초원을 가로지르는 환상은 시작에 그쳤다. 갑작스러운 자연재해에 속수무책은 물론, 장비도 없이 차가 구덩이에 빠졌을 때는 하염없이 구원의 손길을 기다려야 했다. 이렇듯 예측 불가한 여행길에 빚어지는 사건사고는 혹시 모를 두려움과 걱정을 끊임없이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저자는 이와 같은 모든 일을 자유로운 여행자의 눈으로 담아낸다.

총 2권으로 구성된 책은 각 장마다 저자가 보고 듣고 느낀 경험들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1권에서는 통신 두절의 위험이나 언어장벽이 높은 오지를 비롯한 유럽 대륙을, 2권에서는 남미, 북미까지 차 한 대로 대륙을 횡단하는 상세한 과정을 담았다. 이를 풀어내는 저자의 소탈한 말과 생각은 정직한 사진과 어우러지면서 글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한편 저자는 15개월에 걸친 여행 동안 거추장스러운 짐은 하나둘 버리면서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며, 악몽도 꿈이라는 생각으로 떠난다면 현실로 돌아와 새롭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인의 하루는 반복된 일정을 소화해내는 것만으로도 벅차고 정신이 없다. 그러다 보니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현실에 쫓겨 뒤로 미루다가 결국 못하게 된다. 저자는 ‘내 차로 가는 세계여행’ 출간 계기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이 책을 읽는 독자 또한 꿈을 꾸는 것을 멈추지 않기 바란다고 전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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