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을 맞아 이곳 저곳에서 기관과 단체의 신년인사회가 이어지고 있다. 서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하며 덕담을 나눈다. 특히 기관 단체장이나 유명 정치인들은 한해를 시작하는 결기를 담은 사자성어를 들어 덕담을 하곤 한다. 4일 포항의 한 호텔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도 멋진 사자성어 덕담이 이어졌다.

먼저 인사에 나선 이강덕 포항시장은 동성상응(同聲相應)을 올해 시정 화두로 제시했다. 이 시장은 “53만 시민 모두가 서로 한 목소리로 응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혜를 모아서 지속발전이 가능한 환동해 중심도시 포항을 만들자”고 했다. 이 시장이 제시한 동성상응은 포항시 시정 슬로건인 ‘함께하는 변화, 도약하는 포항’과도 일맥상통한다. 동성상응은 주역(周易)에 나오는 공자 말씀이다. 공자가 쓴 책에 “같은 소리는 상응하고, 같은 기운은 서로를 찾아 얻는다(同聲相應, 同氣相求)”는 데서 따온 것이다.

문명호 포항시의회의장도 올해 의정 철학을 ‘무한불성(無汗不成)’이란 사자성어에 담았다. ‘땀을 흘리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는 뜻으로 정치 사회적으로 매우 어려웠던 지난해를 보내고 새해에는 땀 흘려 새로운 도약의 길을 만들자는 뜻을 담았다.

윤광수포항상공회의소 회장은 신년사에서 “여명을 밝혀주는 닭의 우렁찬 기운을 받아 정유년 새해 ‘기본이 서면 나아갈 길이 생긴다’라는 본립도생(本立道生)의 자세로 힘차게 나가자”고 했다.

박명재 의원(포항 남 울릉)은 “올해는 나라가 안정되고 정치가 제자리를 찾아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올해 소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태평성대(太平聖代)’를 제시했다. 박완서의 장편소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서는 “앞날을 걱정하는 건 태평성대에나 할 짓이다. 전시에는 그날 안 죽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걸 모르면 그걸 아는 자의 짐이 되기 십상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붉은 닭띠해, 정유년은 앞날을 걱정할 여유조차 없어 보인다. 국가나 지역의 상황이 준 전시 상황이나 마찬가지다. 함께 땀 흘려 태평시대를 열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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