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인간의 혼들만 깜빡이는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

아름다운 새벽의 창을 열고

우리들 가슴의 깊숙한 뜨거움과 만난다

다시 고통하는 법을 익히기 시작해야겠다

이제 밝아올 아침의 자유로운 새소리를 듣기 위하여

따스한 햇살과 바람과 라일락 꽃향기를 알기 위하여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를 사랑한다는 한마디

새벽 편지를 쓰기 위하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희망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감상> 새벽은 고요하다 고요조차 너무나 고요해서 고요가 있는 줄도 모르는 시간이다 그래서 그 안은 투명하다 아, 하고 소리를 내보면 그 소리가 수 만 갈래의 파장으로 흩어지는 것까지도 적나라하게 보인다 나는 도대체 누가 내놓은 한 파장일까 생각해보게 되는 것은, 새벽에는 내가 고요의 일부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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