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월 말 설 명절을 앞두고 선물예약을 받은 포항의 유통업계도 지난해 9월 28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이마트 포항 이동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8일부터 지난 8일까지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받은 결과 매출은 전년보다 7% 올랐지만, 기업 및 개인의 예약 건수는 37.2% 줄었다.

탑마트 포항 우현점 역시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7일까지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받은 결과 전년 대비 매출은 18.6% 신장했지만, 예약 건수는 5.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업체의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의 가장 큰 변화는 전년 대비 예약 건수가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매출액은 오히려 늘어났다는 것이다.

즉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선물로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없도록 아예 구매하지 않는 업체가 늘어나면서 예약 건수는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반면 지난해에 이어 선물을 사는 업체들은 선물세트당 단가는 낮췄지만, 물량은 오히려 늘리는 현상을 보였다.

A 업체의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3만원대 통조림을 구매했으나 세트 개수는 34.5%, 금액은 25.9% 늘어났다.

3만원대 통조림 세트를 구매한 B 업체도 전년과 비교해 금액과 세트 개수가 1.3%와 3.3% 각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윤석 이마트 포항 이동점 인사 파트장은 “사전예약 매출 중 5만원 이하 제품의 비중은 90% 정도”라며 “2~3만원대 제품은 몇 년 전부터 지역 경기 침체로 꾸준히 인기를 끄는 상황에서 김영란법 영향으로 기업체의 선호도가 더욱 굳건해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역 백화점이 김영란법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른 점도 눈에 띈다.

지난달 9일부터 31일까지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받은 롯데백화점 포항점은 전년에는 실적이 단 1건도 없었지만, 올해는 22건 6천만원의 실적을 거뒀다.

롯데 포항점이 이처럼 실적을 거둔 데는 일찌감치 김영란법 맞춤형 선물세트를 개발한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선물세트 단가를 낮추기 위해 중개상을 거치지 않고 직접 해외에 나가 제품을 구매해 들여오는 글로벌 소싱(Global sourcing) 제품이나 5만원 이하 실속 선물세트를 전년 대비 60% 이상 대폭 확대함으로써 대형마트의 고객을 대거 유입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오충균 롯데백화점 포항점 홍보실장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 들어 5만원 이하 선물세트 품목을 중심으로 홍보한 것이 적중했다”면서 “지역 특성상 명절이 임박한 2주 전부터 구매하는 고객이 많아 설을 앞두고 매출이 더 신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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