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태에 따른 조기 대선 국면이 전개되면서 TK(대구·경북) 지역 대권후보들도 신발 끈을 조이기 시작했다.

정치가 국가를 망치고 정치인들이 나라 경제를 피폐하게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더 이상 국민을 속이고 우롱하는 정치인에게 속지 말자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여당의 텃밭임을 자처해 왔던 TK(대구·경북) 지역은 역대 정권마다 사실상 역차별을 당해온 데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신공항 무산 등 제대로 된 대접(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박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예상되면서 지역 출신 대권 주자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TK 지역에서 거론되는 대권후보는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 3명이다.

우선 대권 출마를 공식화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오는 25일을 D-day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10일 오후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열린 바른신당 대구시당 발기인대회에서 대선 출마 의지를 공식화했다. 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충분히 고민했고 그동안 최순실 사건과 대통령 탄핵, 창당 준비 때문에 대선 준비는 잠시 중단했지만 창당 직후 설을 전후해 날짜가 정해지면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오전에는 한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대한민국은 가장 근본적인 개혁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 개혁에 모든 것을 바쳐보고 싶다“며 사실상 출마 각오를 밝혔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유 의원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새누리당 비박계를 주축으로 탈당 및 신당을 창당 중인 바른정당에서 대구를 주축으로 한 TK지역의 확실한 차기 주자가 되겠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또, 현재 바른정당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현역인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대권 주자로 꼽히는데 이들과 경선을 치르더라고 TK지역의 확실한 차기 주자라면 승산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며 이들 외에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영입된다면 이들과 후보경선을 치러 당의 위상이 한껏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야권의 잠룡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역시 다음 주 또는 구정 이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통합과 상생을 위한 공존의 공화국을 주창하며 촛불민심에서 드러난 촛불 혁명을 국가 대개혁으로 완성해야 한다”며 “다음 정부는 야 3당이 연립정부로 공동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소속 김관용 경북도지사 역시 최근 대선 출마 가능성을 잇달아 내비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대구경북 정치권에서는 김 도지사가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하고 준비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3선 임기 말에 지자체 내 권력 누수를 차단하고 대구·경북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이어가려는 행보가 아니냐는 다른 시각도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도의회 정례회에서 대권 도전 의사를 묻자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할 각오가 돼 있다”며 출마를 시사했다.

한 달 뒤인 12월 말 경북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대통령 출마설 진위를 묻자 “대권 도전은 국민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 그의 이름을 딴 ‘용포럼’이 이달 말이나 늦어도 다음 달에 출범할 것으로 알려졌으며‘미래보수포럼’이라는 오피니언 리더 모임도 발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김 지사가 상황에 따라 대권에 직접 도전하지는 않더라도 대구·경북에 영향력을 기반으로 대선국면에서 정치적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지역 출신 대선 후보들의 출마 선언이 임박한 가운데 과연 이들이 이번 대선정국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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