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찾은 롯데백화점 포항점 지하 1층에 오는 28일 설을 앞두고 진열된 과일 선물세트 중 망고와 석류 등 수입 과일로 구성된 5만원 이하 세트가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경미 기자 jingmei@kyongbuk.com
포항에 사는 주부 정지윤(34·여) 씨는 지난 11일 친구와의 약속으로 백화점을 찾았다가 명절마다 친지와 지인에게 해오던 과일 세트 가격을 살펴봤다.

정씨는 “고가에 속했던 과일 세트 가격이 매년 부담이었는데, 5만원 이하 제품이 많이 생겨 좋다”면서 “수입 과일은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부담 없을 듯하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9월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 후 첫 명절인 설을 앞두고 명절 인기 선물로 꼽히는 과일 선물세트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특히 유통업체가 선물 세트 단가를 낮추기 위해 수입 과일을 넣거나 과일과 함께 곁들어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지역 유통업체는 12일 “과일 선물세트 단가를 대폭 줄이기보다 소비자를 위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포항점에 따르면 지난해 명절처럼 배와 사과 중심의 10만원대 프리미엄 선물세트는 그대로 두고, ‘김영란 세트’와 ‘알뜰 세트’ 등 5만원 이하 제품을 새롭게 만들었다.

즉 사과와 배 혼합으로 8개를 넣어 10만원대에 팔던 제품을 4개로 줄이거나 과일 크기를 줄여 숫자를 맞춰주는 등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자유롭게 내용물을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 포항점은 이에 사과와 배 혼합인 김영란 세트를 비롯해 사과만 9개 있는 알뜰 사과 세트 등을 모두 4만9천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포항점 관계자는 “과일 세트 단가 자체를 낮추기보다 5만원 이하 제품을 따로 마련했다”면서 “고객이 원하는 대로 가격에 맞춰 주문 제작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5만원 이하 제품이 다수 개발되면서 키위나 망고 등 수입 과일 자체는 물론 일명 ‘콜라보레이션(콜라보) 마케팅’ 제품도 속속 등장했다.

타킷 수요층이 겹치는 제품끼리 같이 진행하는 마케팅을 말하는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은 팔도 비빔면과 동원F&B가 공동으로 내놓은 참치와 비빔면을 혼합한 참빔면이 대표적이다.

이번 설을 맞아 이마트 포항 이동점은 아보카도와 발사믹 식초·올리브유 등 삼총사로 구성된 아보카도 세트를 3만4천600원에, 미국산 자몽과 자몽청으로 구성된 세트를 2만8천660원에 선보인다.

이마트 포항 이동점 관계자는 “지난 명절에 단일 세트의 역신장 폭이 큰 데다 올 설부터 김영란법이 시행돼 본사에서 가격대비 알차게 꾸민 콜라보 제품을 많이 냈다”면서 “고가의 과일은 그냥 두고, 수입 과일을 늘린다든지 새로운 구성품 개발에 역점을 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