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새 5배 늘었지만 원인 ‘오리무중’…성병 검진 필요성 홍보 주력

일본 정부가 최근 공개한 성병예방 포스터. 이 포스터에는 1990년대 인기 애니메이션인 ‘달의 요정 세일러문’(일본 방영 제목:미소녀전사 세일러문)의 캐릭터가 “(성병) 검사하지 않으면 벌을 주겠다”는 문구와 함께 등장한다. 일본 후생노동성 보도자료=연합
일본에서 최근 몇 년 새 매독 환자수가 급증하며, 급기야 작년에는 환자수가 4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건당국은 환자수가 늘어나는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가운데 성병 검진의 필요성을 홍보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4일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일본의 매독 환자수는 4천518명으로 집계됐다. 연간 매독 환자수가 4천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 1974년 이후 42년만이다.

일본에서 매독은 1960년대 크게 유행해 한때 연간 환자수가 1만2천명에 달할 때도 있었지만 치료약이 보급된 뒤에는 계속 줄어 1990년대~2000년대에는 20년간 연간 환자수가 1천명을 넘지 않았다.

그러나 2011년 이후 갑자기 환자수가 늘기 시작하더니 수직상승해 작년 기준으로 5년 사이에 5배나 급증했다.

지난해 환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도쿄(東京)로 1천661명이었으며 이어 오사카(大阪) 583명, 가나가와(神奈川) 284명, 아이치(愛知) 255명, 사이타마(埼玉) 190명, 효고(兵庫) 181명 등이었다.

전체 환자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남성 환자는 각 연령대에서 비슷한 분포를 보였지만, 여성의 경우 20대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매독은 동성 혹은 이성간 성적 접촉에 의해 주로 감염되지만 모체에서 태아에게로 전파되는 경우도 있다.

약물 치료로 완치될 수 있지만 방치될 경우 뇌나 심장에 합병증을 일으켜 치명적일 수 있다.

일본 보건당국은 이처럼 갑자기 매독 환자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정확한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 매독에 대해 대중과 의료진의 경계심이 떨어진 것이 유행의 원인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매독의 위험을 알리고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1990년대 인기 애니메이션인 ‘달의 요정 세일러문’(일본 방영 제목:미소녀전사 세일러문)의 캐릭터 세일러문이 등장하는 성병 예방 포스터를 배포하는 것도 그런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세일러문을 모델로 내세운 성병 예방 포스터를 세일러문이 그려진 콘돔 패키지 등과 함께 각 지자체에 배포하고 있다.

포스터에는 세일러문의 대사인 ‘(달을 대신해) 벌을 주겠다“라는 표현을 사용해 ’검사하지 않으면 벌을 주겠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친근한 캐릭터를 사용해 성병 검사를 적극적으로 받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연합
연합 kb@kyongbuk.com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