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푸른빛 저녁나절에 나는 오솔길을 가리라,
밀 이삭에 찔린 채, 여린 풀 밟으며.
몽상가인 나는 발밑에 그 신선함 느끼리.
바람이 내 맨머리를 씻게 하리라.

말도 않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러.
하지만 끝없는 사랑이 내 영혼에 피어오르리니,
나는 가리라, 멀리, 저 멀리, 보헤미안처럼,
여인과 함께하듯 행복하게, 자연 속으로.



<감상> 눈을 감으면 더 잘 보이는 것들 귀를 닫으면 더 잘 들리는 소리들 침묵하면 더 깊게 울려나가는 말들 하려는 것보다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 얻어지는 것들이 더 많다. 마음을 열어만 놓는다면. (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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