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해양과학기지, 이학박사
최근 울릉군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해양과학기지에서는 울릉도 오징어 어획량 급감에 따른 대응책 모색 일환으로 공동 워크숍을 개최했다. 울릉도 오징어 어획량은 1993년 1만4천414톤으로 정점을 찍은 이래 꾸준히 감소하여 2016년에는 986톤으로 적어도 지난 30년 만의 최저치를 보였다. 울릉도 수산물 판매액의 96%를 차지하는 오징어는 1902년 무렵 울릉도에서 조업이 시작된 이래 울릉도 100여 년의 근현대사를 상징하는 울릉도의 대표적인 브랜드이며 울릉도 인구 변화의 잣대였다. 1910년대 오징어 어업이 번창하자 일본인들의 울릉도 이주가 본격화되었으며 1930년대 어업이 쇠퇴하자 물밀 듯이 울릉도를 떠났다. 1970~80년대 오징어와 명태 조업이 유명해지자 울릉도 인구는 2만9천810명까지 치달았다. 그렇게 오징어는 척박한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삶을 일구어온 울릉도 주민들의 보물이었다.

단년생이며 해류를 따라 동중국해의 산란장과 동해를 오가며 회유하는 오징어는 수온 12~18℃에서 주로 어획되며, 어장 분포는 한류와 난류의 교차에 따른 수온 전선 위치, 수심에 따라 수온이 급격히 변화하는 수심대인 수온약층 깊이 등 해양환경에 크게 민감한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주간에 100~200m에 머무르다가 먹이를 따라 표층 근처로 이동하는 오징어는 50m 층 근처의 수온이 약 12~18℃를 보이면서 수온약층이 형성되고 수온 전선역 부근에 좋은 어장이 형성된다.

이러한 환경으로 보자면 울릉도 연안의 2016년 여건은 매우 좋지 않은 여건이었다. 울릉도 오징어 어획량의 약 47%가 잡히는 9~10월에 울릉도 주변의 2016년 오징어 조업 수심대 수온은 10월에 50m 층에서 수온이 약 22℃로 관측되는 등 적어도 1960년대 초반 이래 가장 높게 증가하였다. 통상 9월 중순에 시작하는 조업 성수기가 수온 증가로 한 달 이상 늦춰진 11월에야 시작된 이유가 2016년 어획량 급감의 주요 원인으로 고려된다. 더욱이 울릉도 어선의 91%가 연안 조업에 적합한 15톤 미만의 소형이지만 울릉도 먼바다에 수온 전선이 형성되면서 연안 조업 환경 또한 불리하였다. 최근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난류 세력 확장에 따른 수온 전선의 북상으로 점차 울릉도 외해에 오징어 어장이 형성되는 추세에 있다.

울릉도 어민들은 중국어선 쌍끌이 조업, 풍랑특보 증가, 수온상승, 어업인 고령화, 울릉도 먼바다 어장 형성이라는 5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어업인의 경험과 과학기술을 접목한 어업기술의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울릉도 오징어와 산나물, 해양심층수를 접목한 오징어 명품화 방안도 필요하다. 울릉도 100년 역사의 꽃인 오징어가 새로운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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