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롯데백화점 포항점 8층 삼성 가전매장에서 지난 15일부터 ‘2017년 신형 에어컨 예약판매’를 진행,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하경미 기자 jingmei@kyongbuk.com
주부 정지윤(34·포항) 씨는 지난 주말 백화점 가전매장에서 밥솥을 살펴보던 중 ‘에어컨 신제품을 예약 판매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씨는 “에어컨은 겨울에 사야 저렴하다는 말을 듣기는 했는데, 이렇게 빨리 예약을 받는 줄 몰랐다”면서 “중고로 몇 년 전에 샀던 에어컨이 말썽이라 바꿔야 하는데, 사은품도 풍성해 지금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경기침체로 소비자의 지갑이 굳게 닫히자, 유통업체가 계절상품을 반대 계절에 판매하는 일명 ‘역(逆)시즌 마케팅’으로 불황 타파에 나서고 있다.

특히 유통업체는 과거 재고 상품의 소진을 위해 역시즌 마케팅을 추진했지만, 최근 신상품을 내세워 파격적인 할인과 사은 행사로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18일 롯데백화점 포항점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삼성과 LG전자에서 여름 대표 효자상품으로 불리는 에어컨 신형 예약 판매를 시작해 각 브랜드 모델에 따라 사은품과 포인트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삼성은 스탠드 25평형(벽걸이 6평 포함) 홈 멀티세트를 예약 구매하면 사은품으로 시중가 80만원 상당의 공기청정기를 비롯해 롯데백화점과 삼성전자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삼성 포인트 80만점 등을 받을 수 있다.

LG 역시 모델별 상품권뿐 아니라 무상점검 서비스 무료쿠폰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처럼 유통업체가 역시즌 마케팅을 하는 이유는 여전히 재고 소진을 위한 좋은 방안일 뿐 아니라 미리 신제품을 선보여 전략적으로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또한 시장 반응을 조기에 살펴 성수기 물량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존 소비자들은 계절에 맞춰 옷이나 가전제품 등을 샀지만, 요즘은 계절 상관없이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것에 익숙해진 분위기도 한몫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에도 롯데 포항점에 입점해 있는 ‘코오롱스포츠’·‘블랙야크’·‘디스커버리’ 등 일부 아웃도어 업체에서 신상 겨울 다운 점퍼·재킷 등에 대한 선판매에 돌입, 정상가의 20~30% 할인 판매해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었다.

오충균 롯데백화점 포항점 홍보실장은 “에어컨 예약 판매로 수요를 예측해 물량 확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서 “고객 역시 설치 기간 단축과 할인 등의 이득을 볼 수 있어 서로에게 좋다”고 밝혔다.

한편 이마트 포항 이동점과 전자랜드 포항 하나로점 등은 아직 에어컨 예약 판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지만, 지난해의 경우 3월 초부터 두 달 동안 예약 판매해왔기에 조만간 본사에서 일정과 내용이 내려올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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