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韓공정위 조사 협조에 대한 보복으로 리베이트 지불 미뤄"

애플이 세계 최대 모바일 칩 메이커인 퀄컴이 휴대전화 핵심 반도체의 독점을 유지하려고 불공정행위를 했다며 10억 달러(1조2천억 원) 규모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0일(현지시간) CNBC와 의회 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퀄컴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성명에서 “퀄컴이 수년간 그들과 관련도 없는 기술 특허와 지적재산권 로열티를 강요하는 불공정행위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또 자사가 퀄컴의 반독점 행위를 조사하는 한국 당국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퀄컴이 10억 달러에 이르는 리베이트 지불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퀄컴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로 1조3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조사과정에서 혐의 입증을 위해 애플을 포함한 국내외 전자업체들에게 협조를 요청했고, 애플이 이에 응하자 퀄컴이 보복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애플은 “퀄컴을 조사하는 당국에 정직하게 협조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퀄컴은 거의 10억 달러에 이르는 리베이트 금액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며 “퀄컴이 과격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애플의 이번 소송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지난 17일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퀄컴을 제소한 뒤 나온 것이다.

FTC는 소장에서 퀄컴이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비싼 라이선스를 구매토록 강압하는 ‘갑질 영업’을 해왔다고 밝혔다.

2014년부터 조사했던 FTC는 퀄컴이 애플에 자사의 칩만을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수십억 달러”(수조 원)의 리베이트를 지급했다고 결론 내렸다.

퀄컴은 다른 반도체 회사가 애플과 계약하면 자사에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할 것을 우려해 애플이 다른 회사와 거래하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퀄컴은 애플의 주장이 “근거 없다”고 반박했다.

퀄컴은 “애플이 서로간의 합의는 물론 우리의 기술이 특허시스템을 통해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사에 기여한 가치를 고의로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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