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의원 중 바른정당 소속은 대구 2석뿐이다. 대부분 새누리당이다.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높다는 것을 반증한다. 다만 새누리당에는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가 없다는 점에서 지역민들은 대선판에서 무관심하고 덤덤한 상태다. 지지후보도 확연하지 않다. 정당 소속이 아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기대를 하는 이가 많은 이유다.
지역민들의 상당수가 반 전 총장에 기대하는 것은 보수정당의 집권을 바라는데 반 전 총장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역민 일각에서는 김관용 경북지사를 대권후보로 내세우자는 주장도 나온다. 그만큼 지역민들은 대선정국에서 소외를 절감하고 있다.
다만 반 전 총장은 귀국 초반 활동에서 지역민들이 기대하는 보수 정체성을 뚜렷하게 드러내지 않아 지지층이 조금 실망하는 듯하다. 귀국 후 10여 일간 행보는 대선 후보로서 뚜렷한 인상을 각인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당이 없다 보니 다 내 사비로 모아놓은 돈을 쓰고 있다. 어떤 정당이든 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한 것은 준비가 덜 된 듯하다는 사례로 꼽힌다.
보수와 진보가 힘을 합쳐야 한다거나 ‘진보적 보수주의자’를 자처한 것도 그렇다. 한마디로 실체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표를 많이 얻기 위해 보혁을 적당히 얼버무린 이념은 더 이상 이념이 아니라 선거용 분칠일 뿐이다. ‘빅 텐트론’도 마찬가지다. 반 전 총장이 이른바 제3 지대에 속한 손학규, 정운찬, 안철수와 국민의당 등의 제3 지대 정치지도자들을 접촉하고 연대를 제안하는 것도 과연 적합한 전략인가 의문이다. 그들은 중도 좌파적 성향이다. 그래서 반 전 총장에게는 ‘반반’(半半)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이쪽저쪽을 넘본다는 뜻일 것이다.
반 총장은 하루빨리 원칙과 소신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본래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내야 한다. 누가 봐도 우파적 정당성향인 그가 당당하게 우파답게 행동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당당하고 원칙 있고 강단 있는 정치지도자를 지역민들은 늘 지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