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제철보국의 꿈을 실현했던 포철 제1고로가 올해 하반기에 그 생명을 다하고 불을 끈다. 1천℃가 넘는 고온의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의 수명은 평균 15년 안팎인데 1고로는 개수공사로 장장 45년간 5천만t의 쇳물을 생산했다. 쇳물 생산량으로 따지면 5천300여 만 대의 자동차와 타이타닉호 크기의 선박 1천 척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하지만 연간 400만~500만t의 쇳물을 생산하는 신형 고로에 비하면 1고로는 연간 130만t으로 소형 용광로다.
1고로 폐쇄는 포스코 3고로 2차 개수공사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졌다. 이참에 포스코역사관은 두고 이 고로를 포항시민은 물론 포항을 찾는 관광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옮겨 철강박물관을 세워야 한다. 포스코역사관이 사실상 포스코 내에 있어서 관광객들의 접근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1고로를 옮기는 데 비용이 만만찮을 것이지만 다른 상징물을 세우는 것 보다 포항의 최고 상징물로 가치가 크다. 1고로를 ‘경제국보’라지만 사실 이 설비는 영원히 보존해서 국보 유산으로 남겨야 한다. 그만큼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공헌한 의미와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