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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스토리] "엄마 아빠 올 때까지 동생들 잘 챙길게요"

하반신 마비 아빠 간병하는 엄마 대신 빈자리 채우는 예천 12세 소녀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등록일 2017년01월25일 20시57분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남편을 간병하기 위해 곁을 지키는 아내 이모씨는 경북 예천에 남겨진 세아이와 남편 걱정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불의로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충주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 중인 예천군 호명면의 장 모(44) 씨는 오늘도 집에 남겨진 세 아이의 걱정에 연신 스마트 폰의 사진을 꺼내 보곤 한다.

교통사고의 통증과 하반신 마비라는 청천벽력 같은 정신적인 고통 속에서도 장 모 씨와 아내 이 모(34) 씨는 용기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들 부부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장녀 A(12)양과 B (8) 군, 막내 세 살배기 C 군이 있기 때문이다.

한 달 가까이 이들 가족은 떨어져 있다.

12살의 A양이 엄마 노릇을 하며 동생들을 돌보며 아빠 엄마가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만, 아빠의 장기간 치료로 당분간은 이별 아닌 이별로 떨어져 있어야 한다.

지난해 12월 20일 출장을 가던 남편이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척추 늑골 절에 의한 신경 손상으로 대수술을 받고 하반신이 마비 돼 아내 이 모 씨가 남편 옆을 지킨 지도 벌써 1달이 되어가고 있다.

한창 뛰어다니면 놀 나이에 어린 동생들에게 엄마 노릇을 하며 부모님들이 돌아오실 날만 기다리는 장녀 A양은 밝은 성격에 동생들에게는 잔소리도 하며 챙기는 꼭 엄마같이 행동한다.

이들 가족은 2년 전 고향 예천으로 이사를 왔다. 객지에서 하는 사업마다 실패만 거듭해 많은 빚을 안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 내려온 것이다.

남편은 고향의 한 맥반석 공장에서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아내와 지식을 위해 앞만 보고 열심히 운전대를 잡고 달렸다.

세 아이를 키우며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조금씩 빚도 갚아가며 생활의 안정을 찾아갈 때 이들 부부에게는 예견치 않은 교통사고로 희망의 불씨가 꺼졌다.

사업 실패의 빚과 당장 아이들과의 생활비 그리고 본인이 부담하는 병원비 마련은 고스란히 아내의 몫이 되고 있다.

사고가 난 후 한동안 첫째 A양이 엄마 자리를 대신해 밥도 하고 청소도 하며 동생들을 돌봐 왔지만, 3살 C 군 에게는 첫째 A양이 엄마의 자리를 대신 채워 줄 수가 없었다. 아이들만 있는 집은 늘 어설프고 끼니 거르기가 일쑤다.

당장 면사무소에서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해도 아빠의 직장급여로 기초 생활수급자 대상으로도 어려워 다양한 복지지원 창구를 찾고 있다.

안타까운 소식에 면사무소 직원들과 봉사단 아저씨·아줌마 경찰 아저씨들이 간간이 집을 찾아와 빨래· 청소 음식을 해결해주고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어색하고 낯설어 더욱 엄마 아빠의 품이 그리운 시간이 되고 있다.

막내는 아직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기저귀를 차고 다니고 둘째 B 군 는 저지레 하는 개구쟁이라서 늘 12살의 첫째에게는 집안일은 감당하기에는 벅차 일들이다.

아내 이 모 씨는 병원 근처의 여관에서 벌써 1달 가까이 남편의 간 병을 위해 홀로 지내고 있다.

이 모 씨는 몸과 마음의 상처가 난 남편과 아이들만 남겨 놓은 미안함 앞으로의 살아갈 날들 등의 걱정으로 매일 눈물로 보내고 있다.

22일 다행히 산재 신청접수가 완료돼 남편의 간 병인도 신청할 수 있다는 소식과 아이들과 같이 생활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아내 이 모 씨는 그나마 안도하고 있다.

성격이 밝은 첫째 아이는 “오늘도 동생들 때문에 놀지는 못하지만”이라며 투덜대지만“ 엄마 아빠가 힘드니까 내가 오는 날 까지 잘 챙겨주고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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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만 기자

    • 이상만 기자
  • 경북도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