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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 최병국 고문헌 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현재 자천 타천으로 차기 대선에 후보로 이름을 올린 정치인들이 10여 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들 가운데 진정한 보수층의 국민을 대변해 줄 후보자는 없어 보인다. 모두 촛불 민심에 눈치를 보느라 떳떳하게 “내가 진정한 보수층을 대변하겠다”고 용감하게 나서는 이가 없다.

많은 보수 쪽 사람들이 희망했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도 별명 그대로 보수·진보 양쪽을 기웃거리며 표의 저울질만 하고 있다. 반 전 총장으로부터 선이 굵은 정치적 리더십과 투철한 안보관이 10년간의 유엔사무총장으로서의 경력 발휘 등을 내심 기대했던 보수 쪽 국민에게는 귀국 후 반 전 총장의 행보에 적잖은 실망들을 하고 있다.

외모 그대로 반 전 총장은 전형적인 외교관일 뿐 5천만 국민을 아우르고 거친 정치 세계의 격랑을 헤쳐나가기에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젠틀’한 모습만 보여 주고 있다.

보수를 대변하겠다는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도 아직 ‘反박근혜 감정’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 채 대선 후보자로서의 철학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 대선 공약이라고 선보인 재벌개혁의 경제민주화도 ‘재벌만 때리면 표가 모인다’는 식의 ‘홍위병식’ 구호일 뿐이다.

재벌을 규제하겠다는 정책은 역대 대선에서 대권에 나선 많은 후보자가 재탕 삼탕으로 사용한 공약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후보자들까지 이 공약을 실천한 사람이 없는 말 그대로 공약(空約)에 그쳤다.

바른정당이 보수의 중심지인 TK에서라도 최소한의 지지를 받으려면 ‘반 박근혜’의 울타리를 벗어난 새로 태어난 안보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국민은 새누리당에서 쪼개져 나온 비박 정치인들의 친목 모임의 정당 정도로밖에 보질 않을 것이다. 이런 이미지가 계속되면 정당으로서 생명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지금 바른정당이 학수고대하는 것은 반 전 총장의 입당이다. 반 전 총장이 제 발로 들어오면 바른정당은 보수층을 아우르는 보수 정당으로서의 전통을 이어 갈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나 좌고우면(左顧右眄) 중인 반 전 총장이 지난 25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 현재로써는 기존의 당에 입당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치마폭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을 도모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탄핵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어미 잃은 병아리들’ 모양으로 촛불민심과 태극기집단의 눈치를 살피며 각자도생의 셈법 하기에 바쁜 모양들이다.

이런 정당에서 과감하게 ‘박 대통령의 치마폭’을 훨훨 벗어 던지고 ‘다시 한번 해보자’고 주먹을 불끈 쥐고 대중 앞에 나설 수 있는 용기 있는 대권후보를 기다리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일까.

이 같은 상황에서 차기 대권 출마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권 후보자로서의 지지도가 올라가는 이유가 바로 보수층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대안(代案)의 인물이라는 여론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시진핑 중국주석의 대한(對韓) 경제 압박이 우리의 목줄을 죄어 오고 김정은의 핵과 미사일 발사가 언제 있을지 모르는 현실에서 대권욕에 사로잡힌 진보 성향의 대선 주자들은 개성공단 부활과 사드배치 반대 등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공약을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다.

이제 진보 쪽에 맞설 수 있는 국가의 안보관이 뚜렷하고 보수층을 대변할 수 있는 진실한 대권 후보자는 과연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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