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정유년(丁酉年) 설날입니다. 양력 신정(1월 1일)은 로마 때부터 내려오는 서양 새해 첫날이고, 설날이라고 불리는 음력의 구정은 우리나라 전래의 새해 첫날입니다. 독자 여러분께 묵은세배를 올립니다. 음력 12월 마지막 날(섣달 그믐날) 동네 어른들께 세배와 함께 덕담을 나누는 세시풍속이 묵은세배이죠.

병신년 한해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드물게 국가를 어지럽히고 공공성이 무너진 치부가 드러났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으로 인한 촛불시위는 정부수립 이후 최대 연인원이 거리로 나와 대통령을 규탄했고, 정치실패에 원망을 담았습니다. 좋지 않은 지난 일을 회고하는 것은 온고지신(溫故知新)으로 이를 딛고 미래를 열고자 함입니다.

국내외 난국 힘모아 슬기롭게 극복을
정유년을 맞은 우리 사회는 안과 밖 모두 신고(辛苦)의 일들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헤쳐나가야 할 거친 파도와 암초들은 내 개인에게도 힘겨운 삶으로 닥쳐올 것이기에 유념해야 합니다.

밖으로는 세계가 도덕보다는 자국 이익 우선 위주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간단히 볼 수 없습니다. 보호무역주의는 무역갈등으로, 무역갈등은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9세기 영국과 청나라는 비단 도자기 차를 놓고 무역갈등을 빚다가 아편전쟁으로 양국의 운명을 가르는 대사건이 됐습니다. 미·중 간, 한·중 간 무역 갈등이 우려되는 한해입니다. 무역의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이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형국입니다.

핵무기를 외교 수단으로 삼는 북한과 충동적인 트럼프 대통령이 부딪힐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떤 형태로 번질지 상상만 해도 두렵습니다. 북한을 거치지 않고는 동해로 진출할 수 없는 중국이 두만강하구를 바다로 만들기 위한 공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눈독을 들이는 중국의 눈초리는 하늘에 떠 있는 독수리가 땅 위에 병아리를 노리는 형국입니다. 앞으로 몇 년 사이 우리 한국이나 북한의 운명이 절체절명의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최악의 경제난 헤쳐나갈 지혜 필요
경제 문제도 심각합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 우리 경제는 2년째 2%대의 저성장에 머물렀습니다. 수출도 격감합니다. 수출이 급감하는 외생적인 이유는 바로 국제 경기 침체입니다. 그중에 이른바 ‘중국 쇼크’라고 불릴 정도의 중국경제성장 둔화는 우리나라에 직격탄입니다. 당장에 중국 철강업의 발전으로 포항 철강산업이 위축됐고, 중동과 중국시장에 전자 제품의 수요 하락으로 구미지역 기업체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포항과 구미는 대구와 함께 경제의 삼각편대입니다. 포항, 구미 경제의 불경기는 곧 대구 서비스산업을 궁지로 몰아넣게 돼 있습니다.

꼼꼼히 살펴보고 정치지도자 뽑아야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 병폐를 수술할 대안 마련에 세계 각국은 머리를 짜내고 있는데 한국 정치는 권력투쟁과 당쟁(黨爭)의 깊은 수렁에 매몰돼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최순실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일차적으로 박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이를 질책하고 대안을 내야 하는 야당인 것입니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이 쥐어 준 여소야대 권력은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다음 정권은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야당의 집권이 유력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오직 집권우선주의로 대한민국 문제가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헛다리를 짚고 있는 야당이 집권해도 ‘야당 표 헬조선’이 없으리라 누가 장담할 수 있습니까. 꼬인 매듭을 풀고 해결할 정치가 요망됩니다. 이르면 4, 5월 늦어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이 난국을 해결하고 글로벌 환경을 헤쳐나갈 정치지도자를 뽑아야 합니다. 뽑는 것은 우리 개개인의 선택이니 맏며느리감 고르듯이 꼼곰히 살펴봐야 합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밝은 미래 열자
위기가 기회입니다. 세계적으로 우수한 한민족은 할 수 있고 해낼 수 있습니다. 밝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뭔가를 도모(圖謀)해야 합니다. 도모하고 계획하고 실천하는 자에게 밝은 미래가 열리는 것이 만고의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노력하는 자에게 운명의 여신(女神)이 찾아온다고 일찍이 마키아벨리가 통찰했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도 그것입니다.

정유년은 이 나라의 고비 때마다 역사를 주도한 위대한 불세출의 지도자를 탄생시킨 웅장하여 막힘이 없는 경북인의 웅혼(雄渾)한 기상이 온 나라에 확산되는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경북일보 독자 여러분, 시민 군민 도민 여러분,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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