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정국 속에서 전통보수 지지기반인 경북지역 새누리당의 균열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봄날 대선을 앞둔 보수진영 통합여부가 관심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를 내지 못하며 “미워도 다시 한 번”을 외치고 있는 새누리당의 처절함과 보수적통을 내세우며 “진보에 정권을 내줘서는 안 된다”는 바른정당의 구호에 대한 설 민심의 풍향계가 보수통합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현재 황교안 총리(대통령 권한대행)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고, 바른정당은 유승민, 남경필의 경쟁구도 속에서 문제인 대항마를 자처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같은 조기대선 구도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북지역의 보수진영은 급속한 분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무게추가 쏠리는 쪽으로 통합이 가능할지 여부도 관심의 초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의리를 지켜야 된다”는 새누리당과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세워야 한다”는 바른정당의 주장 속에서 새누리당 탈당(본지 1월 9일 3면 보도)에 이은 바른정당으로의 입당이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의 지역구인 고령·성주·칠곡군의 경우 칠곡군에 이은 성주군으로의 사드배치 결정이 나기까지 극심한 군민갈등의 홍역을 치렀으며, 최근 들어서는 대구통합공항 유치 찬반 등이 지역정치권의 분열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

30일 복수의 지역정치권 인사에 따르면 “성주군의 경우 몇 주 동안 지역을 찾지 않고 있는 이 의원에 대한 반발기류가 바른정당 입당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하고, “칠곡군의 경우 바른정당을 대변할 수 있는 지역정치인의 부재와 공식적인 입당제의가 없는 상태이며, 대부분 관망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주군은 현재 일부 무소속 기초의원을 비롯해 전·현직 도의원 등이 자신의 문중 등을 대상으로 바른정당 입당원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 정치지망생은 일찌감치 바른정당 입당에 이어 정치활동을 염두에 둔 자신의 당위성을 설파하며 지역민을 접촉하고 있다.

고령군은 기초 및 광역 전·현직 새누리당 의원 및 무소속 그리고 일부 신인 정치지망생의 바른정당 입당여부를 두고, 나름의 명분을 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단체장들은 정치적 고향인 새누리당과의 결별이 쉽지 않은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민심향배를 거스를 수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 지역민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보수진영을 자처하는 일부 지역민은 이완영 의원을 겨냥해 “지역민심을 수렴해 이를 정치활동의 매개로 활용해야 할 지역구의원이 지역을 찾지 않는 정치일탈로 인해 보수분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권오항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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