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로 확고한 대한(對韓) 안보 공약을 재확인하는 등 한미동맹 발전 의지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을 더불어민주당이 비판에 나섰다.

이와 관련 윤관석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과도적 상황에서 국회와의 협치나 야당과의 대화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여기에도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같은 당 김춘진 최고위원 또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간담회에서 “곧 물러나야 할 황 권한대행이 트럼프 대통령과 향후 4년간 한미 핵심사안이 될 수 있을 논의를 했다는 자체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더 이상 오늘과 같은 국정운영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회 차원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수반의 권한이 정지된 상태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정부 수반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30일 전화 통화는 한미 동맹 강화 등 대미 외교차 원으로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한미관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좋을 것이고, 100% 한국과 함께 하겠다”는 등 양국 관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피력했다. 더욱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있다. 북한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와 긴밀한 협조로 이해된다. 특히 총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에서 한미 관계를 호의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게 아니냐는 자체 분석을 내놓았다. 조금 과장한 측면도 있으나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은 아니다.

한미 양국은 앞으로 방위비 분담이나 FTA 등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언제든 주요 이슈로 양국 간의 외교적 마찰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신정부의 정책에 맞춰 우리 정부의 대외정책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보호무역 파고와 통상마찰이 우려된다. 우리와 교역비중이 높고 경제적으로 가장 밀접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우리 정부의 외교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국사다.

황 권한대행은 야당의 정략적 공세에 흔들리지 말고 대미 양자협의 채널을 가동해 외교적 난제 해결을 준비해야 한다. 나라 안에서는 탄핵 정국으로 국정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권한대행체제의 대처에 한계가 있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경제위기 극복의 구상과 비전을 생각하면 걱정스럽다. 국민의 힘과 지혜를 모으는 일은 여야를 가릴 수 없다. 국익 수호와 관련해 야당도 황 대행체제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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